[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입춘을 지나며 기온은 점차 풀리고 있지만, 오히려 이 시기 잠자리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겨울 내내 이어진 실내 난방과 건조한 공기는 코막힘과 비염을 악화시키고, 이는 자연스럽게 코로 숨쉬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코호흡이 막히면 수면 중 입을 벌리고 자는 이른바 ‘구호흡’으로 이어지기 쉽고, 이 과정에서 혀와 연구개가 기도를 막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단순한 수면 문제로 여겨지기 쉬운 수면무호흡증은 만성 피로를 넘어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까지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18만4255명으로, 2020년 대비 약 두 배 늘었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유형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수면 중 상부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히며 ‘컥컥’ 소리와 함께 자주 잠에서 깨는 것이 특징이다.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거나 얕은 호흡이 한 시간에 다섯 차례 이상 반복되면 진단 대상이 된다. 낮 동안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수면 부족과 만성 피로는 물론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표준 치료로는 수면 중 마스크를 착용해 공기를 주입하는 양압기 치료가 권장된다. 하지만 코와 입의 불편감, 소음, 착용 거부감 등으로 적응에 실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비염이나 부비동염처럼 구조적으로 코가 막혀 있는 경우에는 사용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 치과 영역에서 접근하는 치료가 하나의 대안이 된다. 치과에서는 환자의 구강 구조, 턱관절 상태, 기도 형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비수술적 방법부터 수술적 치료까지 단계적으로 고려한다.
대표적인 비수술적 방법은 수면 중에만 착용하는 구강 내 장치다. 아래턱을 앞으로 이동시켜 기도 공간을 넓히고, 혀가 뒤로 밀려 기도를 막는 현상을 줄여준다. 경증이나 중등도의 수면무호흡 환자 중 양압기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심장·호흡기 질환이 있거나 심한 치주질환, 턱관절 장애, 틀니 사용자 등은 적용이 제한될 수 있어 사전 평가가 필수다.
입천장이 좁아 비강 호흡이 원활하지 않으면 교정 장치를 이용해 위턱을 확장하는 방법도 활용된다. 급속상악팽창술은 입천장과 어금니에 장치를 연결해 비강과 구개부의 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기도 확장과 공기 흐름 개선을 통해 수면무호흡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성인에서도 시행 가능하지만, 뼈가 아직 성장 중인 소아·청소년기 환자에서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이 없거나 골격적 문제가 뚜렷한 중증 환자에게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위아래 턱을 전방으로 이동시키는 양악전진술은 기도를 근본적으로 넓혀주는 방법으로, 특정 안면 구조를 가진 환자에게 기능적 개선과 함께 외형 변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혀가 붙어 있는 아래턱뼈 일부를 앞으로 이동시키는 수술을 병행하면 수면 중 혀뿌리로 인한 기도 폐쇄를 줄일 수 있다.
홍성옥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코골이나 수면 습관 문제가 아니라, 방치할 때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양압기, 구강 내 장치, 교정 및 수술적 치료 등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개인의 상태에 맞는 방법을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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