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규제에 경매로 '우르르'…..비강남 재건축 '몸값'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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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 규제에 경매로 '우르르'…..비강남 재건축 '몸값' 껑충

한스경제 2026-02-04 12:49: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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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 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 연합뉴스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서울 아파트 법원 경매 시장이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출 규제와 갭투자 제한으로 매매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투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적은 경매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7.8%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6월(110.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102.3%) 이후 11월(101.4%), 12월(102.9%)에 이어 4개월 연속 100%를 웃돌고 있다.

경매 시장의 회복세는 단기 현상이라기보다 구조적인 흐름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2021년 100%를 넘었다가 2023년 82.5%까지 떨어졌지만, 2024년 92.0%로 반등한 뒤 지난해에는 평균 97.3%를 기록하며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상승 폭이 가팔라지며, 최근에는 다시 100%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회복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매 과열 양상이 정부의 고강도 규제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6·27 대출 규제를 통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됐고,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일반 매매는 실거주 의무 등 규제가 강화된 반면, 경매는 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고 전세를 낀 ‘갭투자’도 가능해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투자 통로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또 경매 감정가는 통상 6개월 전 시세를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집값 상승 국면에서는 실거래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출 활용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현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경매가 오히려 매매보다 효율적인 진입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경매 시장에서는 비강남권 중저가 재건축·리모델링 단지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아파트 전용 50.5㎡ 1층 물건은 감정가 9억3300만원에 26명이 몰리며 약 16억원에 낙찰돼 낙찰가율 171.5%를 기록했다. 해당 단지는 1986년 준공된 371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지난해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며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은 곳이다.

동작구 사당동 사당우성아파트 3단지 전용 59.9㎡ 역시 감정가 9억원보다 6억원 이상 높은 15억1388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 168.2%를 기록했다. 응찰자 수만 49명에 달했다. 이 단지는 인근 이수극동, 신동아4차와 함께 서울 최대 규모 리모델링을 추진 중으로, 향후 사업 기대감이 낙찰가에 반영된 사례로 평가된다.

자치구별 낙찰가율을 보더라도 비강남권 강세가 뚜렷하다. 동작구(139.2%), 성동구(131.7%), 광진구(129.0%), 영등포구(124.9%)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강남3구 가운데서는 송파구(120.0%)만이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출 규제 이후 매매 시장에서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한 흐름이 경매 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매 열기는 낙찰률과 응찰자 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44.3%로 전월 대비 1.8%p 상승했으며, 평균 응찰자 수 역시 같은 기간 6.7명에서 7.9명으로 늘었다. 물건 두 건 중 한 건꼴로 주인을 찾고, 한 물건당 평균 8명 가까운 투자자가 경쟁에 나서는 셈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경매 시장 과열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정비사업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왜곡과 투자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한다. 정부 규제로 눌린 투자 수요가 매매 시장 대신 경매로 이동하면서, 경매가 또 다른 ‘규제 회피 시장’으로 자리 잡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출 규제 환경이 유지되는 한 경매 시장이 매매 시장의 ‘대체 투자 시장’ 역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KB부동산 시세 기준 15억원 이하 재건축·리모델링 단지에 투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외곽 지역 매수세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2021년처럼 전 지역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흐름은 나타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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