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기업들의 결합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한 기업결합 금액이 2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공정위가 4일 발표한 '2025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 및 주요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공정위 심사 절차가 완료된 기업결합은 590건에 달했고, 이로 인한 주식취득액, 영업양수액, 합병액 등은 358조3천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전년도인 2024년의 276조3천억 원보다 29.7% 증가한 수치다.
금액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인 시놉시스가 앤시스를 인수한 50조 원 규모의 거래와, 제과업체 마즈가 켈라노바를 인수한 49조 원 규모의 외국 기업 간 대규모 기업결합이 꼽힌다. 2024년 공정위가 심사한 외국기업 간 대규모 기업결합 1위와 2위 금액은 각각 24조 원과 23조 원이었으나, 작년에는 그 규모가 배로 커졌다.
공정위는 국외 기업결합이라도 한국 내 매출액이 300억 원 이상으로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심사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인수·합병(M&A) 심사 결과가 국가에 따라 충돌하지 않도록 타국 경쟁 당국과도 공조하는 조치다.
작년 기업결합 건수는 전년의 798건보다 약 26.1% 감소한 590건이었다. 2021년 1,113건에서 2024년 798건으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거래 축소와 기업결합 신고 면제 대상을 확대한 것이 건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기업결합을 주체별로 구분하면, 국내기업에 의한 결합이 416건으로 전체의 70.5%를 차지했고, 금액은 52.4조 원으로 전체의 14.6%였다. 가장 큰 금액의 국내기업 결합은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으로 4조4천억 원 규모였으며,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결합이 3조 원으로 뒤를 이었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74건으로 29.5%를 차지했으며, 금액은 305조9천억 원으로 85.4%에 달했다. 외국기업 간 결합은 131건으로 전년보다 건수는 약간 줄었으나 금액은 크게 늘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367건(62.2%)으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이 223건(37.8%)이었다. 특히 반도체 설계 및 소재·부품·장비, 데이터센터, 기업용 AI 솔루션, 클라우드, 로봇 등 인공지능(AI) 가치사슬에 위치한 기업결합이 다양하게 진행됐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으로 인한 경쟁 제한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어, 심층 심사 대상이 전년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심층 심사 결과, 시놉시스-앤시스 주식취득, 티빙-웨이브 임원겸임, 지마켓-알리익스프레스 합작회사 설립 등 3건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시장의 혁신과 경쟁 생태계가 촉진될 수 있도록 신속하면서도 면밀한 기업결합 심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인력 흡수를 비롯해 최근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결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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