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환경·에너지공학과 박영준 교수 연구팀이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가스를 얼음처럼 고체 상태로 저장하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더 쉽게 만들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인공지능(AI)으로 찾아내고, 이를 실험으로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어떤 물질이 효과가 있을지 직접 하나하나 시험해 보며 찾아야 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분자 구조와 열역학적 물성의 관계를 분석해 가능성 높은 후보를 먼저 제시하고, 이를 실제 실험으로 확인한 새로운 연구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 조건에서 물이 얼음처럼 단단한 구조를 만들고, 그 안에 메탄·수소·이산화탄소 같은 에너지 가스가 갇힌 고체 물질이다. 에너지 가스를 작은 부피에 많이 담을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 저장·수송 기술로 주목받아 왔지만, 아주 차갑고 높은 압력 조건이 필요해 실제 활용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하이드레이트가 더 쉽게 만들어지고 오래 유지되도록 돕는 물질(열역학적 촉진제)들이 제안돼 왔지만, 지금까지는 어떤 물질이 효과적인지 하나하나 실험으로 확인해야 했고, 분자 구조와 안정성 사이의 관계가 복잡해 미리 예측해 설계하기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자의 모양과 성질(분자의 화학 구조 정보(SMILES) 및 분자 그래프), 그리고 실험 조건에 대한 다양한 물리화학적 정보를 한꺼번에 학습하는(멀티모달 딥러닝) AI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분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방식으로 원자들이 연결돼 있는지, 또 온도와 농도 같은 조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함께 고려해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어느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만들어지는지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AI 모델이 기존 실험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분자 계열에 대해서도 가스 하이드레이트 안정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AI 분석 결과, 기존 연구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황(S)을 포함한 순환 구조 유기 분자 가운데 하나인 ‘에틸렌 설파이트’가 가스 하이드레이트 형성에 효과적인 물질로 도출됐다.
연구팀은 AI가 제안한 이 물질을 실제로 합성해 가스 하이드레이트 형성 실험과 구조 분석에 적용했다.
그 결과, AI 예측값과 실험 결과가 약 1 MPa(메가파스칼) 이내의 오차로 잘 일치했으며, 기존 메탄 하이드레이트 대비 약 12 K(켈빈·절대온도의 단위) 이상 완화된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하이드레이트 형성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는 에너지 가스를 보다 낮은 압력과 높은 온도에서 저장·수송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차세대 에너지 저장·수송 소재 개발과 탄소중립 기술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가 단순히 실험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어떤 물질이 유망한지 먼저 제시하고 그 효과를 실제 실험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가스 하이드레이트뿐 아니라 에너지·환경 소재 개발 전반에서 데이터 기반 설계 전략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에너지 가스 저장 효율 향상은 물론,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뒷받침하는 소재 설계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박영준 교수(교신저자)가 지도하고 옥유성 박사과정생(제1저자)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pj Computational Materials’에 2026년 1월 29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한편 GIST는 이번 연구 성과가 학술적 의의와 함께 산업적 응용 가능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기술이전 관련 협의는 기술사업화센터(hgmoon@gist.ac.kr)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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