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대통령 방중 띄우며 "라틴아메리카, 中에 신임표" 의미 부여
서방 정상 잇단 방중엔 "中 독립변수 부상한 세계질서 변화 반영" 주장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이 관영매체를 통해 야만두 오르시 우루과이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중국에 '신임표'를 던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서반구(아메리카 대륙과 그 주변)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하면서 중국은 그와 달리 라틴아메리카와의 협력에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4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오르시 대통령이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7일간 중국을 국빈방문했다며, 이를 통해 "평등·실용·호혜에 기반한 중국·라틴아메리카의 협력이 국제정세 변화에도 강한 회복력과 생명력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문은 오르시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쇠고기와 축구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중국과 실질적 협력을 심화하려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보편적 의지도 가져왔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중국에 전반적으로 '신임표'를 던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국가가 라틴아메리카를 자기 '뒷마당'으로 여기고 고압적인 오만과 간섭주의를 보이는 것과 달리 중국과 라틴아메리카의 협력은 지금껏 진심과 성의를 다하고, 평등하고 상호이익이 됐으며, 어떠한 정치적 조건도 부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문은 구체적 국가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과 중국을 비교하면서 "중국은 항상 라틴아메리카와의 관계를 중시하며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들이 자국 주권·안보·발전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전날 시진핑 국가 주석의 정상회담 발언을 재차 언급했다.
신문은 또한 "일부 서방 매체가 냉전식 사고방식으로 중국·라틴아메리카 협력을 해석해 소위 중국과 미국 간 라틴아메리카 '쟁탈전'을 과장하고 있으나 이는 지역 패권 논리에 기반한 제로섬 서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라틴아메리카 협력은 제삼자를 겨냥하지 않으며 제삼자의 제약을 받아서도 안 된다. 라틴아메리카는 지정학적 경기장이 아니며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더더욱 '편 가르기'의 진흙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지난달 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라틴 아메리카 정상으로는 처음 중국을 찾은 오르시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그는 올해 들어 한국, 아일랜드, 캐나다, 핀란드, 영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한 6번째 정상이다.
환구시보는 전날에는 서방 국가 지도자들의 잇따른 방중이 세계질서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는 양광빈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의 기고를 실었다.
양 원장은 "서방 국가는 국가 안보 도전이 동맹 내부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감지한 듯하며 중국에서 해결의 '돌파구'를 찾고 경제와 민생 등 문제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과거에 (세계질서의) 종속변수로서 주로 자국의 규모에 기대 균형적 역할을 수행했다면 이제는 규모를 기초로 발전을 이뤄 독립변수로서 세계질서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능동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 CNN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캐나다에 대한 지배 의지를 표명하는 등 변덕스러운 대외정책으로 오랜 동맹과의 관계에 타격을 가하면서 중국에 상당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최근 잇단 서방 정상의 방중을 통해 캐나다와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하에 합의했고, 영국으로부터는 안보 우려로 보류됐던 런던 도심 초대형 중국 대사관 건립 계획 승인을 얻어내는 등 실질적 성과도 거두고 있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소장은 최근 유럽 지도자들의 대중국 외교에 "현실주의가 작용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했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그들의 불신은 여전히 깊지만, 미국이 '깡패' 짓을 하는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은 중국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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