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퇴직금법 위반 기소…9일엔 엄희준 전 지청장 2차 조사
압수수색 대상 고용노동부 본부 직원, 포렌식 참관 위해 출석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부하직원에게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당시 부천지청 차장검사)를 4일 2차 소환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를 받는 김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김 검사는 조사에 앞서 '검찰 결론과 다르게 특검팀은 상근성을 인정하고 기소했는데 입장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고 말했다.
김 검사와 그의 상관으로 있던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는 지난해 초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 중이던 문지석 검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김 검사는 쿠팡 변호를 맡았던 권선영 변호사에게 압수수색 정보와 대검찰청의 보완 지시 사항 등 수사 정보를 알려줬다는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김 검사를 상대로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고 종용한 사실이 있는지, 쿠팡 측으로부터 무혐의 처분과 관련해 청탁받은 게 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은 쿠팡이 지난 2023년 5월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 성격의 금품을 체불했다는 의혹이다.
쿠팡은 퇴직 금품 지급 관련 규정을 '일용직 근로자도 1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만 제외'에서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로 변경했다.
근무 기간 중 하루라도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이하인 날이 끼어있으면 퇴직금 산정 기간을 이날부터 다시 계산하도록 해 '퇴직금 리셋 규정'이라고도 불렸다.
앞서 김 검사가 차장검사로 있던 부천지청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해당 사건을 지난해 4월 무혐의·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부장검사로 수사했던 문 검사는 작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상급자인 당시 지청장과 차장이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자신과 주임 검사는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 조건을 까다롭게 한 쿠팡의 취업규칙 변경이 불법이라고 결론 냈으나 김 전 차장이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이라며 회유했고, 엄 전 지청장이 새로 부임한 주임 검사를 따로 불러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것이다.
상설특검팀은 지난달 7일에 김 검사를, 9일에 엄 검사를 불러 조사했다.
아울러 전날에는 쿠팡 일용직 근로자의 상근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현직 대표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퇴직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는 앞선 부천지청의 무혐의 판단과는 정반대 처분이다.
특검팀은 오는 9일에는 엄 검사에 대한 2차 피의자 조사를 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와 별개로 쿠팡이 대관 조직을 이용해 고용노동부의 업무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7일 퇴직금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고용부 세종청사의 근로기준정책과와 퇴직연금복지과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앞서 고용부 본부는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의혹이 불거지자 세종, 율촌, 지평 등 8개 법무법인으로부터 쿠팡의 취업규칙 변경이 퇴직금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자문서를 받았지만, 이를 일선청에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당시 자문의뢰서를 결재한 본부 소속 김모씨는 고용부 강제수사 당시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을 참관하기 위해 특검팀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추후 김씨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해 당시 자문서를 받아두고도 일선청에 공유하지 않은 이유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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