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봉인데…예매율 ‘1위’ 직행, ‘천만’ 벌써 거론되는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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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개봉인데…예매율 ‘1위’ 직행, ‘천만’ 벌써 거론되는 한국 영화

위키트리 2026-02-04 10:0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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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 아침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설 연휴 이후 극장가 흐름을 가늠할 ‘첫 승부수’로 꼽히던 한 한국 영화가 전체 예매율 1위에 오르며 흥행 레이스의 출발선에서 먼저 치고 나갔다. 업계에선 이 작품을 두고 이른바 ‘천만’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입에 올리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 단종 역 박지훈 / 유튜브 '쇼박스 SHOWBOX'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오전 8시 기준 예매량 15만 3080장, 예매율 30.9%로 전체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개봉 직후 관객 선택이 어디로 향하는지 보여주는 지표에서 가장 먼저 ‘정상’에 깃발을 꽂은 셈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담았다. 왕위에서 쫓겨난 단종이 유배지에서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와 마을 사람들을 만나 인간적 교류와 뜻밖의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이 중심축이다. 역사적 사실을 큰 줄기로 삼아 ‘결말을 알고 보는’ 사극이지만, 인물에 대한 섬세한 해석과 따뜻한 연출이 웃음과 여운을 동시에 남긴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항준 감독이 극찬한 박지훈 / ㈜쇼박스

연출은 ‘기억의 밤’, ‘리바운드’, ‘더 킬러스’ 등을 통해 장르와 예능, 스크린을 넘나들며 관객과 접점을 넓혀온 장항준 감독이 맡았다. 특히 이번 작품은 조선시대 단종과, 그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알려진 실존 인물 엄흥도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를 소재로 내세웠다. ‘강물에 버려진 단종의 시신을 영월호장 엄흥도가 수습했다’는 역사서의 짤막한 기록에서 출발해, 단종의 생애 마지막 4개월을 각색해 스크린에 옮겼다는 점이 눈에 띈다.

캐스팅은 흥행 기대감의 핵심 동력이다. 천만 영화 네 편(‘파묘’, ‘택시운전사’, ‘베테랑’, ‘왕의 남자’)을 보유한 유해진이 엄흥도를 맡았고, 그룹 워너원 멤버이자 드라마 ‘약한영웅’ 시리즈로 존재감을 각인한 박지훈이 단종 역을 맡았다. 극중 박지훈은 조선 6대 왕 단종 이홍위를 연기한다. 아버지 뜻에 따라 세자가 되고 왕의 자리에 올랐으나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당한 뒤, 16세에 강원도 영월 광천골로 유배된 ‘비운의 군주’다.

단종 역으로 열연한 박지훈 / ㈜쇼박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단종의 첫 얼굴은 ‘비극’ 그 자체다. 충신을 모두 잃은 어린 선왕의 슬픔과 죄책감, 그리고 이를 뒤덮은 공포와 두려움이 겹쳐진다. 캐릭터를 위해 15kg을 감량한 박지훈은 눈에 띄게 야윈 모습으로 단종의 정서적 피폐함을 시각화하며, 소진된 내면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이후 광천골까지 이어지는 심리적 하중과 방어 기제, 마을 사람들의 온기로 생겨나는 미세한 균열을 과잉 없이 차례로 쌓아가며 서사의 밀도를 더한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장항준 감독은 “박지훈의 폭발력 있는 연기를 보고 놀랐다. 단종 이홍위는 꼭 박지훈이어야 했다”며 “자세도 정말 좋은 배우지만, 연기도 굉장히 훌륭했다. 말이 필요 없다. 최고다. 20대가 할 수 있는 연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해진도 “엄흥도를 연기하며 박지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박지훈이 아닌 이홍위는 상상이 안 될 정도였다. 정말 많은 감정이 생기게 해 준 배우다. 좋은 배우이자 좋은 친구와 작품을 함께 했다”며 호흡을 강조했다.

엄흥도 역 유해진 / ㈜쇼박스

그런가 하면, 유해진은 생계가 우선이던 평범한 촌부 엄흥도가 단종과의 만남을 통해 ‘의로움’에 눈뜨는 변화를 특유의 말맛과 생활 연기로 설득력 있게 표현했고,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유해진을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간의 설득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작품은 강원영상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평창·고성·영월 등 강원 지역에서 촬영됐고, 단종의 실제 유배지인 영월 청령포 일대의 지형적 특성을 스크린에 충실히 담았다. 선돌 건너편 절벽에 정교하게 조성된 세트장은 유배지의 험준함과 고립감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며, 궁궐 중심으로 전개되던 기존 사극과 다른 결의 공간 활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관객 반응도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예고편 댓글에는 “요즘 영화계 많이 힘든데 천만 영화 찍고 영화계가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 “왜 예고편만 봐도 울컥하지”, “박지훈 무섭게 잘하네 연기”, “가기도 전에 눈물 나네요...ㅠㅠ”, “간만에 명작 하나 나올 것 같은 예감이네”, “박지훈 캐스팅이 미쳤음 예고편만 보고도 눈물이” 등 기대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유해진 "박지훈이 아닌 이홍위는 상상이 안 될 정도" / ㈜쇼박스

‘천만’이 벌써 거론되는 배경은 단순한 예고편 화제성이나 캐스팅의 화려함만으로 설명되진 않는다. 역사적 비극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유배지의 관계극’으로 재배치해 감정선 중심의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기획, 장항준 감독 특유의 리듬, 배우들의 앙상블이 맞물려 완성도를 담보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설 연휴 이후 극장가의 체력을 시험하는 2월 초 개봉 타이밍 또한 흥행 레이스의 출발점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한편 경쟁작 추격도 만만치 않다. 개봉을 일주일 앞둔 11일 개봉작 ‘휴민트’(감독 류승완)가 예매량 12만 3569장으로 전체 2위를 바짝 쫓고 있다. 예매율 3위는 최우식, 장혜진, 공승연 주연의 ‘넘버원’(감독 김태용)으로 예매량 4만 965장을 기록했다.

배우 유지태(왼쪽부터), 김민, 전미도, 박지훈, 유해진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점에서 열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로, 내달 4일 개봉한다 / 뉴스1

개봉 첫날 ‘1위’로 불을 지핀 ‘왕과 사는 남자’가 이 흐름을 실제 흥행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설 연휴 이후 관객의 선택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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