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자금' 여부가 핵심…지선 출마자들 건넨 돈 누가 받았는지도 관건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공천 거래 의혹'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가 오는 5일 열린다.
검찰과 각 변호인 간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이번 선고가 명씨가 연관된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 돈 거래 '정치 자금' 해당하는지가 쟁점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5일 오후 2시 명씨와 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재판을 연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를 통해 8천7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김 전 의원 공천을 대가로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국회의원 세비 절반을 요구해 받았다는 이른바 '세비 반띵' 사건이다.
이번 재판의 핵심 중 하나인 '세비 반띵' 사건의 주요 쟁점은 명씨와 김 전 의원이 주고받은 돈의 성격을 '정치 자금'으로 볼 것인지 여부다.
검찰은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 등 유력 정치인에게 접촉해 김 전 의원 공천을 따낸 뒤 그 대가로 김 전 의원 세비 절반을 챙겼다고 의심한다.
명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김영선 의원을 살려주세요"라고 부탁하고, 윤 전 대통령이 명씨에게 "내가 하여튼 상현이(윤상현 의원)한테 한 번 더 얘기해 놓을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하는 등 김 전 의원 공천을 위해 여러 정치인에게 부탁한 점 등을 근거로 든다.
명씨 측은 김 전 의원에게서 받은 돈은 김 전 의원 지역구 사무실 총괄본부장으로서 받은 급여 명목일 뿐 공천에 관한 정치 자금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김 전 의원이 강씨에게 '명씨 월급을 줬는지' 묻거나, 강씨가 검찰 조사에서 '명씨 급여를 김영선이 챙겨주는 것'이라고 진술한 점 등을 그 이유로 든다.
김 전 의원 측은 강씨에게 빌린 돈을 변제해 준 대여금으로 정치 자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강씨가 명씨에게 돈을 이체한 것은 두 사람 사이 일로써 자신은 무관하다는 것이다.
명씨 측은 명씨가 받은 돈이 급여이든 대여금이든 정치 자금과는 무관한 만큼 정치자금법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무죄를 주장한다.
◇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건넨 돈 어디로
두 사람은 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과 함께 2022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 A, B씨에게서 지방선거 공천 추천과 관련해 2억4천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고 있다.
A, B씨와의 돈 거래 사건 핵심 쟁점은 명씨가 이들에게서 돈을 직접 받았는지 여부다.
검찰은 명씨가 김 전 소장을 시켜 A, B씨에게서 돈을 받아오라고 한 뒤 이를 받아 챙겼다고 의심한다.
반면 명씨 측은 김 전 소장이 돈을 직접 받아 강씨에게 전달했을 뿐 명씨가 돈 받은 적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김 전 소장은 공판 과정에서 자신이 돈을 받아 다음 날 강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강씨가 이 돈을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의뢰비와 홍보비, 그리고 개인 용도로 썼다는 게 명씨 측 주장이다.
A, B씨 측은 친하게 지낸 김 전 소장이 미래한국연구소 운영 자금이 부족하다거나 사업에 꿈이 있다는 식으로 돈을 요구해 줬을 뿐 명씨에게 공천을 기대하고 돈 준 적이 없다고 줄곧 공소 사실을 부인했다.
◇ 여론조사 무상 제공 사건에 영향 미치나
이번 사건 판결이 명씨가 연관된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에게서 2억7천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총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명씨 역시 불법 여론조사를 공여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27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가졌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대가로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선고가 명씨와 윤 전 대통령 재판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법조계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명씨와 김 전 의원 1심 선고 역시 재판부가 김 전 의원 공천을 위해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러 차례 부탁한 점 등을 어떻게 해석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검찰은 명씨와 김 전 의원에게 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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