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원’ 최우식 “고등학생 연기, 이번이 마지막…이젠 순수함 표현 어려워”[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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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최우식 “고등학생 연기, 이번이 마지막…이젠 순수함 표현 어려워”[인터뷰]

스포츠동아 2026-02-04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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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엄마의 밥상’ 위에서 마주한 이별의 카운트다운이 최우식과 장혜진의 밀도 높은 연기를 만나 스크린 위에 절절한 파동을 일으킨다. 엄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가 숫자로 보인다는 판타지적 설정 아래 가족과 함께하는 유한한 시간의 소중함을 담아낸 영화 ‘넘버원’을 통해서다. 가장 일상적인 식사의 순간을 가장 애틋한 작별 준비로 치환하며 관객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든다.

‘기생충’ 이후 다시 모자로 재회한 최우식과 장혜진은 한층 깊어진 감정의 층위를 선보이며 현실감 넘치는 앙상블의 정점을 찍는다. 비밀을 안고 엄마를 지키려 분투하는 아들을 연기한 최우식과, 묵묵히 삶을 일궈내는 엄마를 연기한 장혜진은 ‘넘버원’이 “소중한 존재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다정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O“10년 만에 ‘1번 주연’, 부담 크다”

최우식은 이번 작품이 자신에게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영화 ‘거인’ 이후 10년 만에 자신의 얼굴이 전면에 나선 포스터가 극장에 붙은 것을 보며 묘한 기분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다.

“그간 훌륭한 선배들 뒤에 숨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제가 가장 앞에 선 주연 배우로 나온다는 점이 부담돼요. 사실 김태용 감독님과는 ‘거인’으로 생각지 못하게 큰 상을 많이 받아 괜히 또 함께 작품을 했다가 다른 평가를 받지는 않을지 걱정도 됐죠. 그런데 이번 시나리오에는 모친상을 겪으며 다듬어온 감독님의 진심이 느껴졌어요.”

전 세계를 휩쓴 ‘기생충’에서 모자로 호흡했던 장혜진과의 재회는 그에게 큰 힘이 됐다. 특히 “장혜진의 실제 아들과 꼭 닮은 자신의 외모”와 “친어머니를 연상시키는 장혜진의 목소리 톤”은 이번 모자 연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장치가 됐다.

“‘기생충’ 때는 여러 배우가 함께하는 앙상블 중심의 작업이어서 장혜진 선배님과 둘이 깊이 소통할 기회가 많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많은 감정을 주고받았죠. 특히 선배님의 표정을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릿했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모자가 아닌 직장 상사와 후배 관계로도 연기해 보고 싶어요, 제가 상사로요.(웃음)”

영화 ‘넘버원’ 스틸,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넘버원’ 스틸,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O“실제 나는 딸 같은 아들”

최우식은 실제 자신을 ‘딸 같은 아들’이라고 표현했다. 부모께 사랑한다는 말도 아끼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정작 부모께 자신의 슬픔이나 고민을 충분히 공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형과 7살 차이가 나는 늦둥이 아들이에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또래 친구들의 부모님보다 연세가 많으셔서 혹시 일찍 돌아가시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늘 안고 살았죠. 어른이 되면서 그 두려움을 잊고 지냈는데 이번 영화를 하며 가족에게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걸 다시 깨달았어요. 이제는 기쁨뿐만 아니라 슬픔도 더 많이 나누고 싶어요.”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극 중 고등학생 시절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그는 “이번이 마지막 교복 연기가 아닐까 싶다”며 웃었다. 학생 특유의 ‘세상에 찌들지 않은 순수한 톤’을 유지하는 일이 점점 쉽지 않지만 ‘넘버원’의 메시지 덕분에 인간 최우식 역시 한 뼘 더 자랐다고 말했다.

“설 연휴에 대형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지만 경쟁보다는 다 같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이 이번 주엔 이 영화, 다음 주엔 저 영화를 보면서 극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셨으면 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통해 성장했듯 보시는 분들도 곁에 있는 사람의 시간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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