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게 적용돼 온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끝나면서 부동산 시장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유예 종료 이후에는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커, 매도 시점을 둘러싼 고민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 세 부담 변화를 직접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양도차익이 10억원일 경우,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양도세 부담이 최대 2.3배,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최대 2.7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단순한 세율 인상이 아니라 체감 부담 자체가 급격히 커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청와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오는 5월 9일로 확정하며 다주택자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3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아파트 급매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개포 4억 낮춘 급매 나와…"좀 더 지켜보자" 거래는 아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엑스에 공유하며 부동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뉴스1
현재는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지 않아, 조정대상지역 여부와 주택 수에 상관없이 일정 기준에 따라 세금이 산정된다. 예컨대 양도가액 20억원, 양도차익 10억원, 보유기간 15년을 가정할 경우 현행 제도에서는 약 2억6000만원의 양도세를 내면 된다. 그러나 유예가 끝나는 5월 9일 이후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중과가 다시 적용되면 2주택자의 양도세는 약 5억9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기존보다 3억3000만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상승률은 126%에 달한다.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진다. 양도세가 약 6억8000만원으로 늘어나면서 종전 대비 4억2000만원, 비율로는 165% 증가하게 된다. 같은 집을 팔아도 ‘언제 파느냐’, ‘몇 채를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세금이 수억원 단위로 갈리는 셈이다.
임 청장은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정책 신뢰의 문제도 함께 짚었다. 현행 중과 규정이 처음 시행됐던 2021년 전후를 보면, 다주택자의 주택 양도 건수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 양도 건수는 2019년 3만9000건에서 2020년 7만1000건으로 늘었고, 실제 중과가 시행된 2021년에는 11만5000건까지 급증했다. 정책 변화에 맞춰 합리적인 판단을 했던 납세자들이 이후 유예 정책을 접하며 느꼈을 허탈감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 청장은 “정부 정책, 특히 세제 정책은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이제 양도세 중과 제도가 정상화되는 과정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시장 반응보다 제도의 예측 가능성과 형평성을 우선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열린 2026년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다.
다만 국세청도 납세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선다. 임 청장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의 세부 사항이 확정·발표되는 대로, 유예 종료 시점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양도세 중과 대상 전용 신고·상담 창구’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복잡한 계산 구조와 높은 세액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줄이고, 납세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이번 유예 종료는 단순히 세금 부담 증가에 그치지 않고, 다주택자의 매도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유예 기간 내 매도를 선택할지, 중과를 감수하고 보유를 이어갈지에 따라 재무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도차익이 큰 주택일수록 세금 차이는 더 극적으로 벌어진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5월을 앞두고 조정대상지역 내 매물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 부담이 수억원 단위로 달라지는 만큼, 단기간에 매도 결정을 내리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이번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다주택자에게 ‘선택의 시간’을 다시 한 번 던진 셈이다. 정책 변화의 방향은 분명해졌고, 이제 남은 것은 각자의 상황에 맞는 판단이다. 세제의 정상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다주택자들은 어느 때보다 냉정한 계산과 정보 확인이 필요한 시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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