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야욕 재점화시 계약 취소가 정치적 쟁점될 수도"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핀란드가 미국과 '그린란드 갈등'을 빚는 와중에도 미국에서 주문받은 쇄빙선을 건조 중이어서 우려가 나온다고 AF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0월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백악관 정상회담을 계기로 핀란드에서 쇄빙선 11척을 구입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4척은 핀란드에서, 7척은 미국에서 건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는 쇄빙선 분야에서 경쟁력이 강하다.
이에 따라 핀란드 라우마 조선소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미 해안경비대의 쇄빙선 2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작년 12월 확정해 건조에 들어갔고, 핀란드 헬싱키 조선소 역시 곧 쇄빙선 2척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총액 약 61억 달러(약 8조8천500억원)로 추산되는 이번 거래는 경기 침체와 실업률 급등에 신음하는 핀란드로서는 반색할 만한 호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일원인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를 차지하려는 야욕을 드러내며 동맹을 뒤흔들어 놓는 바람에 이번 거래에 대한 의구심이 유럽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북극 지정학·안보 전문가인 사나 코프라 핀란드 라플란드 대학 교수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무력도 동원할 수 있다는 당초 입장에서는 일단 한발 물러나 그린란드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 확보를 목표로 덴마크, 그린란드와 대화를 시작했다.
코프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장악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미국 정치가 점점 더 제국주의적으로 변모한다면 이 거래를 계속 진행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점령을 또 다시 거론하기 시작한다면 "이 계약들을 취소하는 문제가 매우 중요한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핀란드 싱크탱크 노르딕 웨스트 오피스 대표이자 지정학 전문가인 찰리 살로니우스-파스테르나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위협으로 쇄빙선 거래가 실제로 취소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그린란드 갈등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엔 동의했다.
올초 특수부대를 동원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0월에는 베네수엘라에 군사력을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이를 뒤집은 것으로 볼 때 그린란드도 비슷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극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강대국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북극해 항해를 위한 필수품인 쇄빙선을 건조하는 핀란드의 역량도 주목받고 있다.
핀란드 쇄빙선 선단 관리업체인 국영 아르크티아에 따르면 전세계 쇄빙선의 60%가 핀란드에서 건조되고 80%는 핀란드 업체가 설계한다.
유카 비이타넨 아르크티아 이사는 AFP에 핀란드는 겨울철에 모든 항구가 얼어붙기 일쑤인 세계 유일의 나라라면서 "사람들이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려면 수출입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쇄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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