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2일 개최된 책 <마음예보> 북토크 현장에 김철민 크루가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김철민 크루가 현장 취재를 해온 것을 토대로 박효영 기자가 여섯편에 걸쳐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번 기사는 1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김철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정신과 전문의 9명이 의기투합해서 책을 썼다. 책 <자존감 수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윤홍균 소장(윤홍균마음건강연구소)이 기획했고 ‘글쓰는 정신과 의사회’(글정회)의 이름으로 함께 써내려간 소중한 책이다. 책 제목은 <마음예보>인데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마음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마음예보>에서는 정서적 허기, 중독, 트라우마, 분노, 성취 강박, 번아웃 사회 등등에 놓인 수많은 개인들의 마음 상태를 다룬다. 이런 좋은 신간의 북토크 소식을 접하자마자 김철민 크루에게 부탁해서 대리 취재를 보냈다. 북토크는 지난 1월22일 19시반 서울 중구 알라딘 빌딩 1층에서 열렸고 책의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9명 중 5명만 참석했다.
윤홍균 소장(윤홍균마음건강연구소)
이두형 전문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민아 전문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차승민 원장(아몬드정신건강의학)
하주원 원장(서울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의원)
윤홍균 소장을 비롯 총 9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모여 책 <마음예보>를 출간했고 출간 기념 북토크를 열었다. <사진=김철민 크루>
<마음예보>는 각자 맡은 파트로 구성이 됐다. 윤홍균 소장이 1장 자존감 문제를 다뤘고, 이두형 전문의가 4장에서 비교와 불안 사회, 지민아 전문의가 6장 워킹맘, 차승민 원장은 8장 분노와 범죄, 하주원 원장은 3장 투자와 도박을 다뤘다. 우선 지민아 전문의는 육아 문제를 다뤘는데 “친구들이나 지인들 반응이 이제 아니 어떻게 애 보면서 이런 책을 썼냐”고 했다고 토로했다.
사실 이런 반응이 되게 많기는 했다. 근데 사실 잠을 줄여서 좀 하기는 했던 것 같고 내가 이제 선택한 분야가 육아인데 육아가 아니었다면 못 썼을 것 같다. 육아를 하면 아무래도 좀 세상과 단절되고 사실 어떻게 세상이 돌아가는지 잘 모르기도 하고. 이렇게 되는데 내가 아는 유일한 세상이 사실 육아였고 그 안에서 너무 치열하게 살고 있다 보니까 그걸 쓰는 게 약간 뭔가 일을 한다기보다는 좀 자가 치유라고 해야 되나? 좀 그런 시간이기도 해서 이게 가능했던 것 같다.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ACT)라는 개념이 있다. 한 마디로 괴로운 생각이나 감정을 없애려 노력하는 대신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가치 있게 여기는 삶의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돕는 인지행동치료다. 이두형 전문의의 관심사가 바로 ACT다. 이두형 전문의는 “동전의 양면처럼 나한테 소중한 걸 추구할 때 내가 원하는 게 있으면 그게 잘 안될까 두려워하고 불안한 건 너무 당연한 것 같다고 생각하면 이해되지 않는 마음이 없다”면서 “이런 이해를 해주면 그런 불안한 마음이 내려간다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지금 내가 예를 들면 가슴이 콩닥콩닥하고 있다. 근데 어딜 가든지 난 이게 북토크도 하고 독자들을 많이 만나고 얘기하면 이런 게 참 익숙해지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데. 나는 어떤 생각을 하냐면 왜 떨릴까 이해가 안 되는 마음이 하나도 없도록 만든다. 오늘 날씨도 너무 춥고 이렇게 또 많은 사람들이 책을 귀하게 여겨주고 귀한 시간을 내주신 건데 그럼 그 시간 을 합치면 뭐라도 의미 있는 것을 너무 해드리고 싶은데 나에게 그런 마음이 없다면 떨릴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인다. 이런 중요한 일을 할 때 많이 떨리는데 이게 나쁜 게 아니고 뭔가 의미 있는 걸 하고 싶고 조금 더 좋은 걸 드리고 싶고 기억을 남겨드리고 싶기 때문에 너무 당연하게 떨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합리화’나 ‘정신승리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두형 전문의는 일종의 사고의 전환으로 설명했다. 나를 받아들임. 즉 수용하는 법이다. 기존의 심리치료들이 우울이나 불안 같은 증상을 제거 대상으로 봤다면, ACT는 인간의 괴로움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상정하고 그걸 없애려고 저항하면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고 본다.
여전히 가슴이 떨리지만 그 상태로 그냥 이 시간에 몰입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나한테 또 쌓이는 게 있고 그러다 보면 심지어 내가 그런 불안을 느끼거나 이런 것이 내가 열심히 살고 있구나. 내가 의미 있는 걸 잘 이어가고 있구나. 그런 어떤 증거도 될 수 있다. 근데 때로는 이게 너무 심해서 예를 들면 너무 떨려서 뛰쳐나가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내 인생에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다. 근데 그게 너무 힘들 때는 저희 샘들과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좀 받아서 내가 원하는 걸 조금 잘할 수 있는 형태로 조금은 다독여줄 수도 있다. 그래서 난 다스리는 법이라기보다는 그 본질을 이해해주고 그럴만하다고 수용을 해주는 것이다. 왜 떨리는지 이해하면서 전념을 해나갈 것인데 그렇게 하면 이게 없어진다는 게 아니고 우리 삶에는 이런 게 너무 당연히 있는 거구나. 내가 바라는 게 있었고 그래서 불안했었구나. 그렇게 좀 같이 이해하는 법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어서 책에 쓰게 됐다.
이두형 전문의의 설명을 듣고 윤홍균 소장은 결국 “이해하는 것”이 핵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얘기를 들으면서 좀 머릿속에 남는 게 그 얘기다. 다스리려고 하지 않고 이해하려고 한다. 맞는가? 다스린다는 거는 옛날 방식이다. 왕이 백성을 다스리고 지도자가 팀원들을 다스리고 이런 건데 이게 나의 불안을 내가 다스리는 게 아니라 이게 왜 있는지 내가 잘하려고 하니까 이러는구나. 이게 내가 평화가 깨질까봐 이러는구나라고 이제 요즘 방식과 요즘 리더십처럼 불안도 내 감정이니까 이해를 해주는 것이다.
이두형 전문의가 수용전념치료 ACT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철민 크루>
이두형 전문의는 스스로 불안할 때 보이는 개인적인 습관이나 행동 패턴이 있냐는 공식 질문을 받고 “타이머를 걸고 10분이면 10분, 30분이면 30분 쭉 정말로 마음껏 불안해 보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그렇게 오만 걱정을 다 해보고 그럼 그 안에서 정말 내가 그냥 이 불안하다는 감각을 느낄 때 너무 고통스러워할 때는 몰랐던 수많은 생각들과 그 안에 깔려 있는 어떤 내 마음을 볼 수 있다. 그럼 그걸 보면서 아 이래서 이러는구나. 구별을 할 수 있다. 그중에서는 내가 즉각적으로 혹은 내가 좀 시간을 들여서 정말 대응할 수 있는 어떤 것들 예를 들면 미래에 어떻게 될지, 앞으로 우리 가족의 건강이 어떻게 될지, 내가 바라는 것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나의 노력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을 구별해서 인식하게 되면 불안의 기원을 직시할 수 있다.
그렇게 불안 자체에 몰두해보면 좀 불안하다는 감각이 날씨가 따뜻할 때도 있지만 추울 때도 있는 것처럼 나는 햇살이 있으면 좋겠는데 좀 비가 내릴 때도 있는 것처럼 그래! 이런 감각들이 이렇게 오고 가는구나. 날씨처럼. 그렇게 이해를 좀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가 고통스러우니까 너무 좀 두려워하고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직관적으로 한 번 빠져서 또 들여다봐주고 많이 들여다볼수록 이해는 당연히 잘될 거니까. 그래서 이렇게 직관적으로 이해가 될수록 이 불안과 같이 잘 갈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한 번 푹 빠져보는 것도 추천을 드린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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