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버스 파업에 지자체 ‘필수공익사업’ 카드…노조 “행정적 꼼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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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버스 파업에 지자체 ‘필수공익사업’ 카드…노조 “행정적 꼼수” 반발

투데이신문 2026-02-03 16:56: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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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 시민들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 시민들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시내버스 운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시 등 준공영제 지역 지자체들이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서울 시내버스 노동자들은 “파업을 막을 게 아니라 완 전공영제부터 논의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을 둘러싼 노사 이견으로 파업이 매년 이어져 온 가운데, 버스 준공영제의 구조적 한계와 공공성 강화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3일 서울시 등 발표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 등 지속가능한 준공영제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공동대응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인천시, 부산시, 대전시, 대구시, 광주시, 창원시 등 준공영제를 운영 중인 시·도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진 배경으로 서울시는 최근 통상임금 현안 등과 관계돼 전국 지역으로 연쇄적으로 발생한 버스 부문 파업을 꼽았다. 2024년 서울을 비롯해 지난해 울산·광주·부산·경남 등 4개 시도에서 파업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서울에서 역대 최장인 이틀간 파업이 벌어지며 시민 불편이 컸다. 올해도 노사 임금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추가 파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일상생활의 중단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버스 부문의 필수공익사업 지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도 전국적으로 올해 임금협상이 진행 중으로 연례 반복적인 임금협상 난항-파업 예고-실제 파업에 이를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내재돼 실제적인 법적, 제도적 기반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필수공익사업은 공공의 일상 유지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국가나 공공 주체가 공급하는 사업으로, 철도·의료·수도 분야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될 경우 파업 시에도 필수유지인력이 투입돼 일정 수준의 운행을 유지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서울시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노조의 협상 여지를 상대적으로 넓혀주는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하철과 달리 시내버스는 노동조합법상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지 않아 파업 시 업무 유지율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운행 전면 중단도 가능해 노조의 협상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준공영제 구조상 시내버스 임금 급등을 제어할 제도적 장치가 없고 지방선거 국면이 맞물리면서 노조의 협상력이 과도하게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는 2024년 3월 서울 시내버스 파업 이후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위한 노동관계법령 개정을 지속적으로 고용노동부에 건의·요청해 왔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수용 불가 입장을 이어왔다. 수용 불가의 주요 사유는 버스는 철도, 병원, 수도 등 현행 필수공익사업과는 달리 시내버스는 운행이 정지되더라도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저해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울뿐더러 지역 내 다수 운수회사가 존재해 독과점성이 약하며 다수 노선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고용노동부의 설명과는 달리 실상 전국의 버스 준공영제 운영 사업장은 교섭대표노조를 통한 전체 사업장의 단일 교섭이 진행되고 그 협상 결과에 따라 전체 노선이 일시에 중단되는 만큼 정부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진행됐던 지난달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환승센터에 게시된 버스 파업 관련 안내문.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진행됐던 지난달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환승센터에 게시된 버스 파업 관련 안내문. [사진제공=뉴시스]

이를 두고 노동조합은 반발하고 있다. 필수공익사업 지정은 파업 시 운행 인력을 일정 수준 유지해 시민 불편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도 나오지만 노동계는 파업권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전날 성명을 내고 “서울시가 추진 중인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은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대법원 판결 이행을 회피하고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봉쇄하기 위한 행정적 꼼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간 발생한 파업의 책임이 전적으로 서울시에 있음에 시는 그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진정 시내버스가 중단돼서는 안 될 필수 인프라라면 국가와 지자체가 직접 책임지는 완전 공영제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완전공영제는 지자체가 대중교통 운영을 직접 책임지는 구조로, 공공성 확보에 가장 적합한 제도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서울시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재지정 추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관련 지자체 회의에 불참한 데 이어 경기도 소재 버스 노동자들도 경기도의 반대 입장 표명에 힘을 싣고 법 개정 저지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공교통네트워크 김상철 정책센터장은 본보에 “국제노동기구(ILO) 권고에 따라 이미 필수유지업무 범위를 축소·해제해 온 상황에서 조건 변화 없이 이를 다시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과 비용만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의 본질로는 준공영제 하에서의 불투명한 재정 지원 구조를 꼽았다. 김 정책센터장은 “서울시의 재정 지원금이 사업자에게 편중돼 분배되는 구조가 반복적인 파업의 배경”이라며 “노사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재정 지원과 기업 회계의 투명성 강화가 선행돼야 양 측의 신뢰 회복과 구조적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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