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정치권에 영향력 행사할 구조적 통로 제공…증거 인멸 시도"
'금품 공여' 윤영호 일부 무죄 등에도 항소…"김건희에 구체적 청탁"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권 의원과 김건희 여사에게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일부 무죄·공소기각을 선고받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해서도 항소를 제기했다.
특검팀은 3일 권 의원 사건의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냈다.
특검팀은 징역 2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한 1심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막중한 공적 지위에 있었음에도 특정 종교 단체가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적 통로를 제공했다"며 "이로 인해 국가의 인적, 물적 자원이 통일교의 청탁 실현을 위해 사용됐으며 종교단체가 선거에 개입해 정교분리의 근간이 훼손됐고 공정한 정치 질서 확립이 저해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증거 인멸을 시도했고, 증거가 명확함에도 수사 때부터 일관해 범행을 부인하는 데 급급했다"며 "사안의 중대성, 죄질의 불량함 등을 고려하면 1심 형이 죄책에 상응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1심 재판부는 권 의원이 2022년 1월 5일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윤석열 정부의 교단 지원 등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유죄로 인정했다.
아울러 권 의원이 돈을 받은 후 윤 전 본부장을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연결해주고 통일교 행사에 직접 참석하는 등 청탁을 어느 정도 들어줬다고 판단했다.
그가 윤 전 본부장에게 통일교 수뇌부의 해외 원정 도박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알려준 혐의사실까지 인정했다.
특검팀은 권 의원과 같은 날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은 윤 전 본부장의 판결에 대해서도 항소했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준 혐의, 김 여사에게 2022년 7월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를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가방과 목걸이를 사기 위해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가 유죄로 인정됐다.
하지만 2022년 4월 김 여사에게 제공한 또 다른 샤넬 가방의 구매 자금을 횡령한 혐의는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타인 물건을 자기 소유와 같게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받았다.
당시에는 김 여사에게 구체적인 청탁 대가로 가방을 건넸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해당 샤넬 가방을 받은 혐의도 청탁 명목이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봤다.
특검팀은 "비록 그 시점에는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청탁이 없었다고 해도 향후 통일교 정책에 대한 청탁을 염두에 두고 선물을 제공한 것임이 전후 사정상 명확하다"며 "김건희도 이를 당연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는 게 상식에 부합하며, 실제 2022년 4월 23일경 유엔 제5사무국 유치에 관한 구체적 청탁이 김건희에게 전달됐다"고 반박했다.
이를 고려하면 김 여사의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성립하고, 윤 전 본부장의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재판부가 윤 전 본부장의 증거인멸 혐의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 기각을 선고한 데 대해서도 "특검법에 열거된 수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혐의는 윤 전 본부장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원정도박에 관한 경찰 수사 정보를 권 의원으로부터 입수해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이는 '통일교 정교유착 사건'을 수사하면서 인지한 사건으로 특검법에서 규정한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에 해당하고, 권성동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사건에도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윤 전 본부장의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주장도 폈다.
권 의원 측은 1심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당일 항소장을 냈다. 윤 전 본부장 측도 이날 항소를 제기해 2심에서 유무죄와 양형 등을 두고 재차 특검팀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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