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박동선 기자] '저장된 콘텐츠'에 주력해 온 넷플릭스가 '실시간(Live)' 영역을 두드린다. 그 파트너로 방탄소년단(BTS)을 택했다는 점은 꽤나 상징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생중계를 단순한 이벤트성 콘텐츠 확보를 넘어, 정체된 구독 시장의 돌파구로서 '라이브 스트리밍'의 효용성을 검증해보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 'VOD 제국'의 새로운 모색…글로벌 라이브의 '테스트 베드' 된 K팝
넷플릭스의 이번 행보는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다각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전례가 없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드라마와 영화 등 잘 만들어진 VOD(주문형 비디오)에 집중하던 넷플릭스가 '방탄소년단 완전체 컴백'이라는 메가 IP를 통해 실시간 방송 역량을 타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서버 기초체력' 테스트의 일환으로 보기도 한다. 향후 스포츠 이벤트 등 대규모 트래픽이 몰리는 라이브 중계권 확보를 염두에 두고, 전 세계 동시 접속을 감당할 기술적 안정성을 BTS를 통해 시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광고형 요금제'와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흐름이 끊기는 드라마와 달리, 무대 전환이나 쉬는 시간이 존재하는 라이브 콘텐츠는 광고 노출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기 때문이다. 즉, 이번 중계가 넷플릭스의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가늠해보는 일종의 실험대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좁아지는 '안방 1열'…토종 OTT와 미묘한 신경전 예고
넷플릭스의 이 같은 시도는 티빙,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토종 플랫폼들은 임영웅(티빙), 트레저(쿠팡플레이) 등 독점 라이브 콘텐츠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자본력과 글로벌 송출망을 갖춘 넷플릭스가 이 시장에 관심을 보임에 따라, 향후 K팝 라이브 콘텐츠 수급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뿐만 아니라 콘서트 생중계까지 접할 기회가 열리게 되면서, 플랫폼 간 '시간 점유율(Time Share)'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형성될지 여부도 지켜볼 대목이다.
◇ '확산'과 '수익' 사이…팬덤 플랫폼과 역할 분담 이뤄질까
위버스(라이브), 비욘드라이브, 엠넷플러스 등 기존 '팬덤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관계 설정도 흥미로운 포인트다.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 같은 '초대형 IP'의 경우, 넷플릭스의 '보편적 확산'과 팬 플랫폼의 '수익성 중심' 모델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이 갈릴 수 있다.
넷플릭스는 광범위한 구독자 층을 바탕으로 대중적 파급력을 높이는 데 유리한 반면, 팬 플랫폼은 멀티앵글·채팅 등 고관여 기능을 통해 코어 팬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엔터사들이 컴백 이슈 몰이에는 넷플릭스를, 투어 수익화나 팬덤 결집에는 자체 플랫폼을 활용하는 식의 유연한 '역할 분담'이 나타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넷플릭스의 행보가 팬덤 플랫폼의 파이를 잠식하기보다,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우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요컨대 넷플릭스의 BTS 컴백 생중계 이벤트는 국내외 OTT들의 새로운 비즈니스 옵션 모색과 함께, K팝 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을 새롭게 증명하는 포인트라 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이번 시도는 라이브 스트리밍이 OTT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며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아니면 지속적인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을지는 결국 유저들의 반응과 기술적 안정성에 달려 있다"라고 전망했다.
뉴스컬처 박동선 dspark@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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