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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권익위는 최근 아동권리보장원(이하 보장원) 소속 기록물 전문가 A씨가 접수한 ‘이해충돌 및 연구윤리 위반’ 신고 사건을 이해충돌방지팀에 배정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감사팀도 자문 과정에 참여한 소속 연구원 B씨의 위법 행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자체 감사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의 쟁점은 보장원이 올해 상반기 성남 국가기록원 이관을 앞두고 추진한 ‘감마선(방사선) 소독’ 방식의 적절성 여부다. 감마선은 에너지가 강해 미생물 사멸 효과가 크지만 종이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 분자 고리를 끊는 ‘중합도 저하’를 유발해 기록물을 영구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제기돼 왔다.
해외 학술지 ‘셀룰로오스’(Cellulose)에 게재된 이탈리아 연구팀(M. 비키에리 등)의 ‘다양한 종이에 미치는 감마선의 영향(2016)’ 논문과 국내 정혜영 전 한서대 교수팀의 ‘감마선 조사가 지류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2010)’ 등은 감마선이 기록물의 물리적 강도를 약화시키고 황변현상을 가속화 한다고 경고했다. 감마선을 활용한 문서 소독이 기록물의 훼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많은 연구결과가 있다는 뜻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기록물 훼손 위험을 지적하는 학계 근거가 존재하지만 보장원이 해당 소독 방식을 채택한 경위가 적절했는지 여부다. 특히 자문에 참여한 원자력연구원 B씨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연구결과보고서에는 감마선 소독 시 유해 성분이 발생할 수 있어 장기적인 추적이 필요하며 특정 조건에서는 컬러 인쇄물이나 인주 같은 안료가 변색돼 기록물이 손상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담겨 있다.
신고인 A씨는 기록물 보존에 대한 우려가 전문가 연구로도 확인됐지만 실제 자문 과정에서는 관련 내용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채 특정 업체 알선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B씨의 연구 내용과 실제 자문 사이의 관계를 포함해 보장원의 기록물 소독과정 전반을 확인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또 보장원이 내부 회의에서 제기된 안전성 경고를 묵살하고 사업 추진을 강행했다는 점도 조사 대상이다. ‘부패행위’ 및 ‘이해충돌’ 혐의가 있을 수 있어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을 관리하는 상급 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역시 관련 제보를 바탕으로 이번 사안을 인지, 조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씨는 “국가 중요 기록물의 영구 훼손 위험이 예상되는 데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게 아닌지 사정 당국을 통해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보장원 내 공익제보자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이후 불거졌다.
A씨는 지난달 26일 입양기록물 소독 방식에 우려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한 업무지시를 당했다며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또 보장원 원장과 간부급 직원 등 11명은 입양기록 전산화 과정의 위법 소지로 고발돼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보장원 측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조사 착수 여부에 대해 공식 통보받은 바 없다. 조사에 대해서는 성실히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독 방식 논란에 대해서는 “국가기록원 컨설팅과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해 안전성, 기록물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며 훼손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사숙고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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