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구상 '금융 허브' 신한·KB 합류에 취준생들 표정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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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구상 '금융 허브' 신한·KB 합류에 취준생들 표정 밝아졌다

르데스크 2026-02-03 16:20: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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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서울 한 곳에만 몰려 있는 대한민국 금융 생태계가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부산과 전북으로 확장되면서 이른바 '금융 트라이앵글'이 만들어지고 있다. 부산과 전북은 각 도시 특색에 맞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新) 금융 허브의 양강 구도를 구축하며 금융 선도 지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금융 생태계 확장은 단순히 금융 기관의 이전에 그치지 않고 수도권 집중 현상에 피로감을 느끼던 인재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이 되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지방 근무를 고려한다는 반응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 '지방 시대' 본격화…"여의도 고집은 옛말" 지방행 고민하는 실속파 취준생들

 

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금융지주들의 지방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KB금융그룹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에 위치한 전북혁신도시에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등 계열사를 집결한 'KB금융타운' 조성 계획을 밝혔다. KB금융타운에는 KB증권과 KB자산운용의 전주사무소를 비롯해 비대면 상담 조직인 '스타링크', KB손해보험 광역스마트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기존 전북혁신도시 내에서 근무하던 임직원 150여명과 더불어 100명의 임직원이 추가로 합류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역시 전북혁신도시에 금융 허브를 구축하고 기존 130여명의 상주 인력 규모를 300여 수준으로 대폭 늘릴 방침이다. 신한은행·증권·자산운용 등 그룹 주요 계열사 인력을 상주시켜 자본시장 거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전주시 인근에 위치한 점포들을 통합해 전북 지역 최대 규모 점포인 전북금융센터를 출범시켰으며 신한자산운용도 전주시에 사무소 개설을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은 국민연금공단(NPS)과의 협력을 통해 전북을 자산운용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 KB금융그룹은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등 계열사를 집결한 'KB금융타운' 조성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본사. [사진=KB금융지주]

 

국민연금공단은 전북혁신도시를 품은 전주시를 자산운용 중심 금융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심지어 자산운용사들의 이전을 유도할 만한 유인책 마련까지 시사했다. 지난달 13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전주에 사무소를 설치한 자산운용사와의 간담회에서 "국민연금과 함께하면 더 큰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겠다"며 "전주가 자산운용 중심 금융도시로 반드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겠다"고 언급했다.

 

정부와 지자체도 국민연금공단의 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자산 배분 시 해당 지역 운용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직접 지시한 바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제3의 금융거점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금융중심지 지정을 신청한 사례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최초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품고 있는 부산광역시 역시 '파생금융'과 '해양금융'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국거래소(KRX) 본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탄탄한 금융 인프라를 앞세워 최근에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를 필두로 토큰증권(STO)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부산 해양금융특구' 전략을 통해 부산광역시의 행보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부산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산업은행·수출입은행 해양금융 부서, 해양금융종합센터 등 국내 해양·선박 금융을 뒷받침하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대거 몰려 있다.

 

▲ 대한민국 '금융 트라이앵글' 거점별 특징.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정부와 지자체, 금융사들이 힘을 모아 추진 중인 금융 생태계 확장 행보에 취업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여의도·을지로 등 서울의 금융 중심지만을 바라보던 취업준비생들이 지방 거점 금융사까지 선택지로 올려두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비슷한 소득을 올리면서도 서울의 살인적인 주거비 부담과 교통체증으로 인한 출·퇴근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요인으로 꼽혔다.

 

서울 강남역에서 만난 금융권 취업준비생 김지수 씨(28·남)는 "예전에는 '금융권=서울'이라는 공식이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최근 금융 공기업이나 민간 금융사들이 본점 수준의 업무 시설을 지방으로 옮기면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며 "서울에서 원룸을 전전하며 매일 2시간이 넘는 출·퇴근길을 다니는 것보다 지방에서 사는 게 경제적·정신적으로 훨씬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이연준 씨(31·남)는 "결혼이나 육아까지 고려하면 지방 근무는 차선책이 아니라 정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방에 일자리만 많다면 정말 서울에 살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은 통계 결과를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한국상공회의소가 상반기 취업시장의 특성과 영향에 관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신규 구직자 중 63.4%가 "좋은 일자리가 있으면 비수도권 지역에서 일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 부산광역시는 최근 '파생금융'과 '해양금융' 중심지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있다. 사진은 부산광역시 남구 문현동 소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사진=연합뉴스]

 

부산 지역의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서울 본사 수준의 연봉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와 주거비용 덕분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MZ세대 취준생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정부의 '5극 3특' 정책으로 학교·편의시설 등의 인프라까지 개선된다면 청년들의 '지방행' 선호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회사만 봐도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했던 지역 출신 인재들 중 취업 시점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이들이 여럿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일자리부터 옮기겠다고 나선 것은 수도권 과열과 국토 균형 발전 차원에서 '탁월한 결정'이라고 호평했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울 집값 급등, 과밀한 인구 집중 등은 이미 구조적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며 "지방 금융 거점 육성은 단순한 지역 균형 발전 차원을 넘어 국가 전체의 생산성과 삶의 질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탁월한 해법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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