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번에 전남드래곤즈에 합류한 제레미 코리누스는 마르티니크 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소개됐다. 마르티니크 축구 국가대표팀. 웬만큼 축구를 봤을 팬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마르티니크는 프랑스 레지옹의 일종인 특별 영토 집합체로, 그들의 축구대표팀은 공식적으로 프랑스축구협회에 속한다. 그래서 국제축구연맹(FIFA) 비회원국이며, FIFA 월드컵에도 나설 수 없다. 연합국가 형태로 지브롤터, 앵귈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도 FIFA 회원국인 영국의 경우와는 사뭇 다르다.
그래도 마르티니크는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회원국이다. 마르티니크는 카리브해 서인도 제도에 있는 곳으로 프랑스가 한때 아이티, 도미니카, 트리니다드 등 프랑스령 서인도 제도를 통치하고 있을 때부터 보유한 영토다. 실제로 프랑스가 처음 카리브해에 식민지를 건설한 곳이 마르티니크다. 지리적 특성상 마르티니크는 유럽연합이면서 그 축구대표팀이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에 있는 독특한 상황에 놓여있다.
마르티니크 축구대표팀은 1991 골드컵 예선부터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주관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1993 골드컵에서 처음 본선에 진출했으며, 2002년 미국에서 열린 골드컵 8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보통 프랑스 축구대표팀에 들지 못한 선수들이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고자 마르티니크 핏줄을 근거로 마르티니크 축구대표팀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역대 프랑스 축구대표팀에서 이름을 날린 선수들 중 마르티니크 핏줄이 있는 선수는 제법 많다. 대표적으로 티에리 앙리가 있다. 아스널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의 왕으로 군림하며 PL 최초 명예의 전당 헌액자가 된 앙리는 과들루프 출신 아버지와 마르티니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앙리는 프랑스 축구대표팀으로 1998 프랑스 월드컵과 유로 2000 우승, 2006 독일 월드컵 준우승 등 굵직한 업적을 쌓아올렸다.
마르티니크 출신 부모님을 둔 프랑스 축구선수는 앙리 외에도 많다. 프랑스 마르세유의 여행사 ‘Exorismes’가 카리브해에 있는 프랑스 영토들을 소개하며 거론한 마르티니크 혈통 선수만 해도 니콜라스 아넬카, 에릭 아비달, 앙토니 마르시알, 라파엘 바란 등 프랑스 축구대표팀과 유럽 무대에서 이름을 알린 선수들로 가득하다.
마르티니크 출신 선수들은 꾸준히 유럽 무대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최근에 유명세를 떨친 선수는 2025-2026시즌 종료 후 이탈리아 세리에A 인테르밀란 합류가 결정된 미드필더 야니스 마솔랭이 있다. 마솔랭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프랑스 5부리그에서 뛰던 선수였으나 매 시즌 걸출한 활약으로 성장을 거듭했고, 올 시즌에는 이탈리아 세리에B 모데나의 주축 미드필더로 거듭나며 인테르 합류까지 성사지었다.
이번에 코리누스가 전남에 합류하면서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마르티니크라는 이름이 예전보다 더 알려지게 됐다. 전남은 지난 시즌 영입한 르본이 프랑스 레지옹의 일종인 해외 집합체 생마르탱 국가대표 출신인 데 이어 또 한 명의 프랑스 레지옹 산하 국가대표 출신 선수를 보유하는 이색적인 역사를 썼다.
사진= 전남드래곤즈 제공,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