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를 지켜온 버팀목이 쓰러졌다.
화성 IBK기업은행의 수비를 책임져 온 리베로 임명옥(40)이 결국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마감한다. 반등에 성공해 봄 배구를 노리던 팀 구상도 한순간에 흔들리게 됐다.
IBK기업은행 구단은 3일 임명옥이 아킬레스건 파열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술 일정이 잡히는 대로 치료에 들어가며, 남은 경기 출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규리그 막판 순위 경쟁이 한창인 시점이라 충격은 더욱 크다.
부상은 2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GS칼텍스전에서 발생했다. 1세트 수비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친 그는 코트에 주저앉았고, 곧바로 교체 후 병원으로 이동했다.
갑작스러운 이탈에 팀 조직력도 급격히 흔들렸다. 리시브가 무너지며 흐름을 내준 IBK기업은행은 결국 세트스코어 1대3으로 패했다.
순위표도 냉혹했다. 12승14패, 승점 39로 3위 수원 현대건설(45점)과 간격을 좁히지 못했고, 5위 서울 GS칼텍스(38점)의 추격까지 허용하며 4위 자리마저 위태로워졌다. 단순한 1패 이상의 타격이었다.
임명옥은 숫자로 설명되는 선수다. 올 시즌 세트당 디그 리그 1위(0.549개), 리시브 정확도 2위(효율 45.3%), 수비 종합 1위를 기록하며 코트 뒤편을 사실상 혼자 책임졌다.
여자부 최초 600경기 돌파, 통산 디그와 수비 지표 대부분에서 최정상에 올라 있는 ‘살아있는 역사’이기도 하다. 그의 존재 자체가 팀 안정감이었다.
대체 선수 김채원이 있다 해도 임명옥이 만들어 온 경험과 위치 선정, 위기 관리 능력까지 대신하기는 쉽지 않다.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IBK기업은행은 가까스로 상승세를 타며 희망을 되살렸다. 그러나 가장 단단했던 축이 빠진 지금, 봄 배구를 향한 길은 다시 가시밭길이 됐다.
한 선수가 떠난 자리는 단순한 공백이 아니다. IBK기업은행의 운명을 가를 시험대가 이제 시작됐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