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9일에 이르는 올해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남해 바다를 따라 등대를 탐방하는 체험형 여행 프로그램 ‘등대스탬프투어’가 가족 단위 여행객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환율과 일정 부담으로 주춤한 가운데, 비교적 짧은 이동과 명확한 동선을 갖춘 국내 체험형 여행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은 설 연휴 기간을 맞아 ‘힐링의 등대스탬프투어’를 추천 여행 코스로 제시했다. 전국 9개 등대해양문화공간과 국립등대박물관을 운영 중인 이 기관은, 남해안에 위치한 16개 등대를 순회하며 스탬프를 모으는 방식의 이 프로그램이 최근 젊은 부모층을 중심으로 방문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등대스탬프투어는 ‘등대여권’에 방문 인증 스탬프를 하나씩 채워 완주를 목표로 하는 참여형 여행이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대국민 해양문화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누적 참여자는 약 17만 명, 완주자는 3,600여 명에 이른다. 올해 1월 1일 새로 개설된 ‘일출이 멋진 등대’ 코스의 경우 한 달 만에 30명 이상이 완주하며 관심을 끌었다.
설 연휴 추천 코스는 부산과 경남, 전남을 잇는 남해안 해안도로를 따라 구성돼 있다. 부산 중리항방파제등대를 시작으로 삼천포구항동방파제등대, 여수 돌산항남방파제등대, 전남 애도등대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이동 자체가 여행의 일부로 평가된다.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도로와 비교적 완만한 산책 코스 덕분에 어린 자녀와 함께하는 일정으로도 부담이 적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리항방파제등대는 해녀촌 풍경과 붉은 등대, 해 질 녘 노을이 어우러지는 장소로 사진 촬영 명소로 꼽힌다. 삼천포구항동방파제등대는 항구 특유의 활기와 탁 트인 바다 전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여수 돌산항남방파제등대는 방파제를 따라 걷는 산책 코스가 중심이며, 겨울 바다 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애도등대는 일명 ‘고양이섬’으로 불리는 쑥섬에 위치해 있으며, 성화봉을 닮은 외관으로 ‘성화등대’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등대스탬프투어의 장점은 여행 목적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단순 관광을 넘어 목표 지점을 하나씩 완주하는 구조 덕분에 아이들에게는 놀이 요소로, 보호자에게는 성취형 여행으로 받아들여진다. 완주 시 제공되는 한정판 기념품도 참여 동기를 높이는 요소다. 다만 일부 등대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아 자가용 이동이 사실상 필수라는 점에서, 교통 여건에 대한 정보 제공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항로표지기술원 등대해양문화팀 심지원 팀장은 “최근 해외여행 대신 국내에서 여유 있게 쉬고 돌아오는 여행을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설 연휴 기간 등대를 중심으로 바다 풍경을 즐기며 가족 간 시간을 보내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속도를 늦추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다양한 지역 여행 콘텐츠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등대스탬프투어는 해양문화와 체험 요소를 결합한 사례로 관심을 모은다. 다만 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코스 특성상 일정 조율과 안전 관리에 대한 개인별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은 여행 전 충분히 고려할 부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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