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계단을 오르는 순간, 한 시대가 함께 내려온다.
부천 하나은행의 상징이자 한국 여자농구의 역사를 통째로 써온 김정은(38)이 2025-2026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다.
그리고 그 이별은 조용하지 않다. 리그 최초 ‘은퇴 투어’라는 이름으로, 20년을 누빈 경기장을 차례로 돌며 팬들과 작별을 고한다.
하나은행은 5~6라운드 마지막 원정 5경기를 김정은의 은퇴 투어로 꾸민다고 3일 밝혔다.
용인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부산 BNK, 아산 우리은행, 청주 KB, 인천 신한은행까지 이어지는 일정이다.
각 구단과 연맹이 뜻을 모아 마련한 자리로 상대 선수단과 팬들이 모두 그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그 출발은 곧 전설의 서막이었다. 김정은은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중심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통산 8천440득점으로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고, 601경기 출전으로 최다 출장 기록도 새로 썼다.
출전 시간 1위, 2천점부터 8천점까지 최연소 돌파. 숫자만 나열해도 그의 커리어는 하나의 역사서에 가깝다.
신인상과 득점상 4회, 베스트5 여섯 차례, 챔피언결정전 MVP, 그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팀의 승리와 여자농구의 위상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실력뿐 아니라 태도로 후배들의 길잡이가 된 ‘살아있는 교과서’라는 평가도 따라붙는다.
김정은은 “이 자리가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여자농구 선수 모두의 시간에 대한 존중이 되길 바란다”며 “제 개인의 영광이 아닌 한국 여자농구를 지켜온 모든 선수의 땀방울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단 역시 “승패를 넘어 축제 같은 작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