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온시스템(018880)이 2025년 연간 실적을 통해 한국앤컴퍼니그룹 편입 이후 진행해 온 체질 개선의 성과를 수치로 증명했다. 외형 성장보다 수익 구조 정상화에 방점을 찍어온 전략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한온시스템은 2025년 연간 매출 10조88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9%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718억원으로 집계됐다. 숫자 자체보다 주목할 지점은 수익성 흐름이다. 3분기와 4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률 3% 중반대를 유지하며, 인수 이후 추진해온 운영 효율화가 일회성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원가 구조와 재무 부담이 동시에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원가율은 2분기 연속 90% 미만을 기록하며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단순한 비용절감 차원을 넘어 △생산 △구매 △공급망 전반에 걸친 운영 체계 재정비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무구조도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순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288억원 감소했고, 유상증자를 통해 이자비용 부담은 추가로 완화될 전망이다. 외형 확대보다 재무 체력 회복을 우선순위에 둔 선택이 실적의 질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한온시스템 CI. ⓒ 한국앤컴퍼니그룹
전동화 부문 매출 비중은 28%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한온시스템은 속도 경쟁보다 포트폴리오 균형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근 내연기관(ICE)과 하이브리드(HEV) 모델의 생애주기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흐름은 한온시스템에 오히려 전략적 여지를 제공한다. 기존 주력 제품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유럽 OEM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전동화·하이브리드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동화 전환의 속도보다 지속성을 염두에 둔 접근이다.
이번 실적의 배경에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장기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2014년 한온시스템 지분 투자 이후 약 10년에 걸쳐 기술 경쟁력과 사업 확장성을 검증해 왔다. 조현범 회장의 전략적 판단 아래 이뤄진 인수는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구조 전환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그 결과 한온시스템은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B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수소 전기차(FCEV)에 이르기까지 전 차종을 아우르는 열관리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전기차 열관리 분야에서는 이미 선제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로, 전동화 전환이 재가속화될 경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글로벌 고객 포트폴리오 역시 확장되고 있다. 기존 주요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시아 지역 신규 OEM을 확보하며 시장 저변을 넓혔다. 개별 부품이 아닌 시스템 단위의 열관리 솔루션 역량이 고객 다변화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수일 대표이사 부회장은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업 펀더멘털 개선과 그룹 시너지를 통해 경영정상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축적된 열관리 기술력을 기반으로 내실경영과 연구개발 강화, 신사업 추진을 통해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실적은 한온시스템이 확장 국면보다 정비 국면을 선택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매출 성장보다 수익구조 개선, 속도보다 균형을 택한 전략이 숫자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동화 전환의 속도가 다시 빨라질 때 한온시스템이 어떤 위치에 서 있을지는 이미 준비된 포트폴리오가 말해준다. 이번 실적은 그 준비가 아직 진행형이 아니라, 이미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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