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감사원은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주요 사업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에 따르면,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이라 평가받던 2013년 미국의 A 석유시추회사는 한국의 조선사와 체결한 심해용 시추선 3척의 계약 대금을 마련하고자 수은과 3억 4000만달러, 무보가 보증한 다른 상업은행과 3억 4000만달러의 대출을 실행했다.
당시 대주단은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해야 대출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 하에, 선박 3척의 소유권·용선료(임대료)를 공동담보로 설정했다.
선박금융은 보통 선박 인수 후 임대료로 원리금을 상환하는 구조로 대출 만기까지 담보 유지가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다.
하지만 같은 해 A사는 선박 3척 중 한 척의 장기용선계약 체결이 지연되자 단기용선계약 및 장기계약 의향서를 제시하며 대출금 1억 1000만 달러 인출을 요청했다. 무보·수은은 이를 승인했다. 이어 이듬 해에는 A사가 대출금 조기 상환을 조건으로 일부 선박의 소유권 공동담보 해제를 요청하자 또 다시 지급보증을 믿고 승인했다.
하지만 장기계약 불발과 유가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확대하며 A사가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자 결국 보증·대출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무보와 수은은 2023년 각각 2400만달러, 3500만달러 등 총 5900만달러 손실을 떠안았다.
반면 미국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후, 구조조정 등을 거쳐 2022년부터 흑자전환한 A사는 2024년에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석유시추선을 투입해 8000만달러를 수령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초국적 기업의 신용만 믿고 담보 유지 등 리스크 관리에 소홀하다 손실을 초래했다”면서 “국제업황의 변동 등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실 위험을 가중시키는 중요 계약변경 등을 충분한 검토 없이 승인하는 일이 없도록 무보·수은 사장에게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무보에서 수출신용보증 제한사유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임금체불 기업, 4대 보험료 체납기업 등에 보증을 제공해 105억원 상당의 보증 사고가 발생한 점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무보 사장에게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상습 임금 체불 기업을 정확히 확인할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했다.
감사원은 유사한 신용보증 업무를 수행하는 신용보증기금(신보)·기술보증기금(기보)과 보증 및 사고내역 등 기업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140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은 것을 확인하고 신·기보와 기업정보를 공유하도록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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