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당내 합당 논의와 관련해 "지금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이 최고위원은 무리한 합당 추진이 자칫 당의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현 시점에서는 대통령 국정 뒷받침에 전념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최고위원은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진행한 비공개 오찬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 초 무리한 합당 추진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 국정 뒷받침에 집중해야 한다"며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이지 우리가 주인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청래 대표. © 연합뉴스
이번 발언은 전날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가 추진 중인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구상에 대해 이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비판한 직후 나온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의 발언 이후 이어진 오찬 자리에서 합당 추진의 시기와 방식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 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임기 1년도 채 되지 않은 대통령 시기에 대권이나 차기 정부 구상을 노골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대권을 꿈꾸는 것은 자유지만, 임기 초부터 집권당에 들어와 대권 행보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는 "경제·외교 분야에서 시대적으로 한물간 과격한 아젠다를 주장하는 것 자체는 존중하지만, 이를 당에 강요하는 방식은 부적절하다"며 "중도실용 노선을 지향하는 우리 당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차이를 안은 채 대권을 거론하며 합당을 추진한다면 당은 불필요한 갈등에 빠지고, '열린우리당 시즌2'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론 흐름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이 최고위원은 "수도권 중산층과 2030 세대의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며 "특히 2030 여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성비위 사안에 대한 강한 반감과 문제 제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합당 추진 절차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최고위원은 "현재 논의는 대표 개인의 제안에 불과하다"며 "당내에서는 지금 논의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압도적이고, 여론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 등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합당 논의를 중단하고, 선거와 민생에 주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 대표를 향해 "이 사안의 정치적 본질을 통찰해야 한다"며 "고대 로마 역사에서 2인자, 3인자에 의한 권력 갈등과 반란이 빈번했던 점이 떠오른다"고 직격한 바 있다. 그는 "대통령 임기 초반, 지지율과 권한이 모두 강력한 시기에 주변 인물들이 판과 프레임을 바꾸려는 움직임은 결국 권력과 대권을 향한 욕망의 발로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합당 제안을 정면 비판한 이언주 최고위원과 당일 오찬을 가진 데 이어, 같은 날 저녁에는 황명선 최고위원과도 만찬을 가졌다.
정 대표와의 개별 회동에서 최고위원들은 합당 추진 시점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등 절차적·정치적 보완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많이 생각해 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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