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로 리그를 집어삼킨 인천도시공사가 이제 ‘완성형 팀’으로의 진화를 노린다.
전반기 가장 빠르고, 가장 많이 넣은 팀. 그러나 목표는 선두 수성이 아니다.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밟지 못한 정상, 그 한 걸음이 후반기의 과제로 남았다.
인천도시공사는 전반기 9승1패(승점 18)로 남자 핸드볼 H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다.
301골을 퍼부으며 리그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속공 핸드볼’이라는 확실한 색깔로 판도를 뒤흔들었다.
수비 성공과 동시에 전개되는 퀵 스타트, 상대가 진형을 갖추기 전 끝내는 스피드 전환은 올 시즌 인천도시공사를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경기 템포를 끌어올려 체력전을 유도하고, 흐름을 장악한 채 격차를 벌리는 방식은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승리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후반기에도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장인익 감독은 ‘더 빠르게’가 아닌 ‘더 정확하게’에 방점을 찍었다.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닌 패스 완성도와 세트 플레이 정교함을 끌어올려 실수를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다.
대표팀 차출 선수들이 복귀했지만 실전 감각 회복이 관건으로 남았고, 주전 김락찬의 부상 이탈이라는 변수도 생겼다.
이에 심재복, 김도현 등 젊은 자원들의 출전 비중을 늘려 로테이션을 강화하며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특정 선수 의존도를 줄이고 누구나 같은 속도를 낼 수 있는 ‘집단 핸드볼’ 구축이 목표다.
수비 안정 역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전반기 252실점은 상위권 팀 가운데 적지 않은 수치다. 다만 큰 점수 차 경기에서 ‘대거 교체’가 이뤄지며 실점이 늘어난 측면이 컸다.
그럼에도 접전 상황에서의 수비 집중력과 경기 운영 능력은 우승팀이 갖춰야 할 조건이다. 실책을 줄이고, 마지막 10~15분 승부처에서 흐름을 지키는 힘을 키우는 것이 후반기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휴식기 동안 인천도시공사는 수비 조직력 강화와 전력 균형 맞추기에 집중했다. 약 20명의 선수단 중 11명 안팎이 고르게 출전할 수 있도록 로테이션을 다듬었고, 체력 관리와 팀워크 회복에도 공을 들였다.
일본 실업팀과 대학팀을 상대로 한 연습경기를 통해 느슨해진 긴장감을 재점검하며 내부 경쟁을 유도한 점도 의미 있는 수확이다.
후반기 일정도 만만치 않다. 5일 상무 피닉스를 시작으로 8일에는 승점 2차로 추격 중인 2위 청주 SK호크스와 맞붙는다.
선두 굳히기이자 사실상의 분수령이다. 여기서 흐름을 지켜낸다면 우승 경쟁의 주도권은 더욱 확고해진다.
폭발적인 화력은 이미 증명됐다. 이제 필요한 건 단단한 수비와 흔들림 없는 마무리다.
속도에 안정이라는 마지막 퍼즐이 더해질 때, 인천도시공사의 질주는 돌풍을 넘어 역사로 기록될 준비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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