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치료 필요한 부상자만 어린이 4천명 등 1만8천500명
이스라엘, 엄격한 안보심사…화물트럭 이용한 물품반입도 아직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이신영 기자 =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제3국으로 직접 연결되는 유일한 관문인 라파 국경검문소가 2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재개방됐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설정한 까다로운 보안 절차 때문에 첫날에는 소수의 주민만 출입이 가능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오전 9시께 라파 검문소가 양방향으로 열렸지만, 심사가 지연되는 탓에 해가 지고 나서야 팔레스타인 주민 가운데 환자 5명만이 구급차를 타고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당초 이스라엘이 매일 팔레스타인 주민 150명씩 가자지구를 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훨씬 적은 숫자다.
가자지구 중부의 알아크사순교자병원에서 신장 투석을 받아온 무스타파 압델 하디(32)는 로이터 통신에 "환자들에게 이 검문소는 생명줄과 같다"며 "정상적인,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치료를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전쟁 발발과 함께 전면 봉쇄한 가자지구에는 현재 200만명 이상이 사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받을 수 없는 긴급 치료가 필요한 팔레스타인 주민은 1만8천5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어린이는 4천명 수준이다.
가자지구의 생활 환경도 열악하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건물의 80%가량이 전쟁으로 파괴됐으며 많은 주민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텐트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라파 검문소는 엄격한 감독 아래 제한된 규모로만 운영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라파 검문소를 재개방하면서 보안 조치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으며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는 대상자와 반입 물품에 대해서도 엄격한 제한을 부과했다.
이스라엘과 이집트 당국에 따르면 초기 몇 주 동안은 제3국에서 치료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우선적으로 가자지구를 떠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집트 당국은 가자지구 출입 예정자 명단을 매일 이스라엘 측에 제출해 심사받아야 하며, 초기에는 화물트럭을 이용한 물품 반입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날 이집트 방면 검문소에도 가자지구로 돌아가려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늘어서 심사를 기다렸다.
이집트 측 관계자는 이날 약 주민 50명이 가자지구로 귀환하기 위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실제로 진입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라파 검문소는 작년 1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일시적으로 휴전했을 때 잠깐 재개방됐다가 다시 봉쇄됐었다. 이스라엘은 전날 검문소를 시범 운영하며 보안 점검을 했다.
이집트 쪽에서는 유럽연합국경지원임무단(EUBAM)이 이집트 당국과 협력해 가자지구에서 나오는 인원들을 심사한다. 이집트 당국은 앞으로 가자지구에서 나올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병원 150곳을 준비시켜뒀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들어가려는 주민들에 대한 보안 검사를 위해 위해 라파 검문소 외곽에 레가빔 검문소라는 별도의 시설을 마련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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