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사립 중·고등학교 10곳 중 8곳 이상이 특수학급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사립학교들이 특수교육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공공성을 살린 제도 개선을 통해 사립학교의 책무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국회 교육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사립 중학교 632개교 가운데 특수학급을 운영 중인 학교는 16.6%(105개교)에 불과했다. 사립 고등학교 역시 945곳 중 15.0%(142개교)만이 특수학급을 설치한 상태였다.
이는 같은 시점 공립 중·고등학교 설치율과 비교하면 약 5분의 1 수준이다. 공립 중학교(2651개교)는 설치율이 79.5%(2107개교)였으며 공립 고등학교(1423개교)의 72.9%(1038개교)가 특수학급을 운영 중이었다.
지역 간 편차도 심각했다. 특히 울산과 강원 지역은 사립 중·고등학교를 통틀어 단 한 곳도 특수학급을 운영하고 있지 않았다. 사실상 사립학교를 통한 특수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대구와 제주 역시 사립 중학교 전체가 특수학급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특수학급이 없거나 부족한 지역의 특수교육대상자들은 수십 분에서 길게는 수 시간을 오가는 원거리 통학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기준 특수교육대상자는 약 12만명에 달했지만 정작 이들을 수용할 학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수도권·대도시라고 예외가 아니다. 서울의 경우, 사립 중학교가 109개교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단 2개교만이 특수학급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부산과 인천도 사립 중학교 전체에서 특수학급을 설치한 학교는 단 1곳에 그쳤다.
사립학교의 소극적 참여로 특수교육의 부담이 공립학교에 집중되면서 공립 특수학급은 법정 정원을 넘는 과밀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 결과 공립학교 특수교사들은 교육 활동을 넘어 행정과 민원 처리까지 담당해야 하는 등 업무 과중이 심화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특수교육은 공립학교만의 몫이 돼선 안 된다”며 “장애학생의 교육권은 공립과 사립을 가리지 않는 보편적 복지이자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사회적 책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립학교가 특수교육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고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공성을 살린 제도 개선을 통해 사립학교의 책무를 분명히 하고 모든 아이가 차별 없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입법적으로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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