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하다 보면 가장 짜증 나는 순간 중 하나가 바로 가위가 제대로 들지 않을 때다. 택배 상자를 뜯으려는데 테이프만 씹히고 종이가 밀리거나, 주방에서 고기를 자르려는데 미끄러지기만 하면 속이 터지기 마련이다.
음식을 가위로 자르는 모습 (AI로 제작됨)
이럴 때 대부분의 사람은 가위 수명이 다했다고 생각하고 쓰레기통으로 보낸다. 그러고는 새로 가위를 사기 위해 마트로 달려가거나 인터넷 창을 켠다. 하지만 잠깐만 멈춰보자. 우리 집 주방 서랍에 잠자고 있는 은박지 하나만 있으면, 무뎌진 가위를 단 1분 만에 새것처럼 되살릴 수 있다. 이 쉬운 방법을 몰라서 그동안 아까운 가위들을 얼마나 많이 버려왔는지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흔히 가위 날이 닳아서 안 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위 날이 닳았다기보다, 날카로운 끝부분이 미세하게 구부러지거나 이물질이 끼어서 제 기능을 못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특히 택배 상자를 자주 뜯는 가위는 테이프의 끈적한 풀기가 날에 달라붙어 날 사이를 벌어지게 만든다. 또 주방 가위는 딱딱한 뼈나 질긴 음식을 자르면서 날의 정렬이 미세하게 어긋나기도 한다. 이렇게 날이 무뎌진 가위는 물체를 딱 잘라내지 못하고 그저 짓누르기만 하게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날을 다시 매끄럽게 다듬어주는 작업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은박지를 활용해 가위를 되살려보자. 방법은 너무나 간단해서 민망할 정도다. 준비물은 오직 하나, 흔히 '쿠킹 호일'이라고 부르는 은박지만 있으면 된다.
첫 번째 단계는 은박지를 적당한 크기로 뜯는 것이다. 너무 얇으면 효과가 적으니, 은박지를 여러 번 겹쳐서 도톰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은박지를 대여섯 번 정도 접어서 두께감을 만들어준다. 이렇게 도톰해진 은박지는 가위 날과 맞닿는 면적을 넓혀주어 날을 더 골고루 세워주는 역할을 한다.
은박지를 가위로 자르는 모습 (AI로 제작됨)
두 번째 단계는 가위로 이 은박지를 사정없이 자르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요령이 있다. 가위 끝부분으로만 살짝살짝 자르는 것이 아니라, 가위의 안쪽 깊숙한 곳부터 끝까지 전체를 다 사용해서 길게 잘라야 한다. 슥슥 소리가 날 정도로 힘을 주어 10번에서 20번 정도 반복해서 잘라준다. 이렇게 하면 가위 날이 은박지와 강하게 비벼지면서, 거칠게 일어났던 날의 표면이 매끄럽게 정리된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닦아내기다. 은박지를 자르고 나면 가위 날에 아주 미세한 금속 가루나 은박지 찌꺼기가 묻어 있을 수 있다. 이를 마른 수건이나 키친타월로 깨끗하게 닦아내면 끝이다. 이제 안 들던 가위로 종이나 비닐을 한번 잘라보자. 처음 샀을 때처럼 기분 좋게 '삭' 소리를 내며 잘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적인 복잡한 원리까지 갈 것도 없다. 아주 쉽게 말하자면, 은박지를 자르는 과정이 아주 고운 숫돌에 가위를 가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은박지는 금속이지만 부드러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가위 날이 이 부드러운 금속을 자르면서 지나갈 때, 날 표면의 울퉁불퉁한 부분이 깎여 나가거나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거친 사포로 나무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보면 된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집안에 있는 물건으로 가볍게 '날 세우기'를 하는 셈이다.
만약 집에 은박지가 떨어졌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첫 번째는 다 쓴 소주병이나 음료수병 같은 유리병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병목 부분에 가위 날을 대고, 마치 병목을 자르려는 듯이 가위를 벌렸다 오므렸다 반복하며 문질러준다. 유리와 금속이 마찰하면서 가위 날이 정돈되는 효과가 있다.
가위 자료사진 (AI로 제작됨)
두 번째는 사포를 이용하는 것이다. 집에 아주 고운 사포가 있다면, 가위로 사포를 몇 번 잘라보자. 은박지와 마찬가지로 날의 무딘 부분을 갈아내어 날카롭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사포는 너무 거친 것을 쓰면 오히려 날을 망가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은 역시 주방에 있는 은박지다.
가위를 한번 되살렸다면, 이제는 더 오래 잘 들게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가위 날이 무뎌지는 가장 큰 주범 중 하나는 바로 '끈적임'이다. 가위 날에 테이프 자국이나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아무리 날이 날카로워도 잘 들지 않는다.
이럴 때는 유통기한이 지난 선크림이나 아세톤, 혹은 식용유를 활용하면 좋다. 키친타월에 살짝 묻혀 날을 닦아내면 끈적한 풀기가 말끔히 사라진다. 특히 주방 가위는 설거지 후에 물기를 완전히 말려야 한다. 날 사이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녹이 생겨 날을 급격히 무디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끔 가위 날이 교차하는 나사 부분에 기름 한 방울을 쳐주면 가위질이 훨씬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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