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업무계획 발표…3·6·9·12월 첫 번째 월요일 휴관
상설 전시 유료화 준비 나서나…"관람 방식·운영 구조 재설계"
먹거리 문화·태국 미술 등 주목…반구대 암각화 실감 영상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난해 K-컬처 바람을 타고 관람객 650만명 시대를 연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람 시간을 일부 조정한다.
상설 전시 유료화를 둘러싼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온라인 예약·예매 시스템을 개발해 내년 상반기 중 시범 운영할 방침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3일 공개한 주요 업무 계획 자료를 통해 "3월 16일부터 개관 시간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박물관 문을 열었으나, 개·폐관 시간을 30분씩 앞당기는 것이다.
시간 조정과 함께 박물관이 문을 닫는 휴관일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매년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에만 휴관했으나 박물관은 3·6·9·12월 첫째 주 월요일 등 연 4회 휴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3월에 시간을 조정한 뒤 6월 1일, 9월 7일, 12월 7일에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치는 관람객 급증에 따른 혼잡과 불편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은 650만7천483명으로, 직전 해인 2024년 연간 관람객(378만8천785명)의 약 1.7배에 달했다.
1945년 박물관(당시 국립박물관)이 개관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그러나 하루 최대 4만4천명의 관람객이 몰리면서 입장하기 전부터 길게 대기 행렬이 늘어서고 주차장, 식당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모두가 함께하는 박물관'이라는 비전 아래 관람 방식과 운영 구조 전반을 재설계하는 전환에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650만 관람객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박물관을 향유할 수 있도록 박물관 기능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물관은 상설 전시 유료화 논의에 대한 준비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08년 5월부터 상설 전시관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해외 주요 박물관·미술관 등과 함께 주관하는 기획전은 유료 관람으로 진행된다.
박물관은 올해 12월 중 관람객 정보, 박물관 이용 현황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고객정보통합관리(CRM)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유료화에 대비해 온라인 예약·예매, 비대면 전자 검표, 모바일 티켓 등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해 2027년 상반기에 시범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설 전시 유료화, 즉 '입장료' 도입 여부는 시범 운영 단계를 거쳐 관계부처와 협의한 뒤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은 전시와 주요 시설도 단장하고 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은 어린이박물관은 2029년까지 현재 규모(약 2천539㎡)의 약 2배인 4천950㎡ 규모로 확장 건립할 예정이다.
또 전체 소장품 약 43만점 가운데 2.1%인 9천점만 전시 중인 만큼 '시즌 하이라이트' 주제 전시, 전시품 교체 등을 통해 더 많은 문화유산을 소개할 계획이다.
올해는 국내외 다양한 역사·문화를 다룬 전시가 관람객과 만날 예정이다.
7월에는 먹거리 문화의 원형과 변천을 조명하는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이 열리며, 국내 최초로 태국 미술을 소개하는 전시는 6∼9월에 선보인다.
상설전시실 역사의 길에서는 '대동여지도'를 전시하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한 실감 영상을 12월 공개할 계획이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스위스 취리히미술관, 영국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V&A) 박물관, 미국 클리블랜드박물관과 협업하는 전시도 준비 중이다.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5월에는 파리 국립기메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인 신라를 조명하는 특별전도 소개한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기증품을 모은 국외 순회전시는 미국 워싱턴 D.C.에 이어 시카고(3월 7일∼7월 5일)와 런던(10월 1일∼내년 1월 31일)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박물관은 몽골 국립박물관 등과 공동 학술조사를 추진하고 황해도 지역 무덤, 함경북도 웅기 송정리 패총 등 북한 지역 출토품도 연구할 계획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026년은 박물관이 국민의 일상에서 더욱 가까이 호흡하며, 그 경험을 세계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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