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세상을 바꾸는 정책]공동 육아로 위로와 공감 제공…구미 공동육아나눔터
“돌 전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거든요. 여기선 집처럼 편하게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엄마들끼리 정보 교환도 할 수 있어서 편해요.”
미세먼지가 전국을 덮었던 지난 1월 16일,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문성서희 공동육아나눔터를 찾은 보호자가 말했다. 이 공동육아나눔터엔 특별함이 있다. 돌 전 영아(생후 60일~12개월)만 이용할 수 있는 ‘0세 특화반 공동육아나눔터’다. 돌봄교사와 간호사가 상주하며 영아 돌봄 및 부모 휴식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아이를 키우는 여느 가정집과 유사했다. 육아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다. 아이가 낮잠을 잘 수 있는 침대와 모빌, 기저귀 갈이대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주방 한편에는 보호자들이 손쉽게 분유나 이유식을 준비할 수 있게 △분유셰이커 △분유포트 △보틀워머 △살균기 등이 준비됐다. 놀이방은 아이들이 쉽게 흥미를 보일 수 있는 어항과 볼풀, 장난감, 미디어 아트 등으로 구성됐다. 각기 다른 개월 수의 아기들은 장난감을 입에 넣기도 하고, 벽에 붙은 장난감을 만지러 기어다니기도 했다.
아기 전용 화장실에는 공동육아나눔터의 인기 공간인 ‘1인 스파’ 욕조가 자리했다. 물놀이용 장난감과 목튜브 등이 있어 방수기저귀만 챙기면 보호자는 편하게 아이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아기가 3개월일 때부터 공동육아나눔터를 찾았다는 이한나씨는 “집에는 물놀이 공간이 따로 없는데 여기는 아기 전용 1인 스파 시설이 있어서 오기 시작했다”며 “아이가 물놀이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 예약이 힘들어도 계속 찾게 된다”고 말했다.
0세 특화 공동육아나눔터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보호자 편의를 고려했다는 점이다. 공간 곳곳에는 편안한 소파와 안마의자, 다리마사지기가 놓여 있었다. 한 어머니는 다리마사지기를 이용하며 아기를 재웠고, 안마의자 위에서 수유를 하는 보호자도 있었다. 보호자가 잠시 화장실을 이용할 때면 돌봄 선생님이 아이를 돌봐주기도 했다. 산동읍에 거주하는 이원경씨는 “이곳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좋아하는 게 느껴져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문화센터에 가더라도 정해진 수업만 듣고 나와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아이의 상태에 따라 자유롭게 돌볼 수 있어서 부담이 없다”고 했다.
공동육아나눔터는 부모들에게 위로와 공감의 공간이다. 부모들은 이 공간에서 육아 경험이나 정보, 고민을 나누고 위로를 받는다. 다자녀 부모는 첫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육아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나눔터를 찾은 엄마들은 ‘아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이유식 단계나 조리법, 어린이집 등록, 육아용품 등 대화 주제는 다양했다. 문성리에 거주하는 조원주씨는 “아이들은 또래 친구를 만날 수 있고, 같은 시기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과는 정보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부모와 아기가 함께 쉬어요”…산후 우울증 예방 효과도
0세 특화반 공동육아나눔터는 부모와 영아가 휴식과 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지난해 9월 1일 전국 최초로 개소해 작년 한 해에만 1971명이 시설을 이용했다.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평일 기준 100% 예약을 자랑할 만큼 인기다. 오전·오후 5팀씩 하루 10팀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예약이 치열하다.
구미시는 경상북도 ‘K보듬 6000’ 사업에 선도적으로 참여해 보호자 휴식, 상호작용, 양육정보 제공이 통합된 공적 돌봄 공간을 기획했다. 시설 설치부터 관리까지 경상북도와 구미시 예산을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고은정 문성서희 공동육아나눔터 센터장은 “영아 때는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우울감을 호소하는 부모님이 많다”며 “공동육아나눔터에서 다른 부모, 선생님들과 소통하고 아이를 함께 돌볼 수 있어 부모님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0세 공동육아나눔터에는 돌봄교사와 간호사가 상주해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다. 응급상황 발생 시 간호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출산 직후의 산모에게는 혈압 측정이나 임신당뇨 관리 등도 지원한다.
0세 공동육아나눔터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보건 교육 △특별 프로그램 △부모힐링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및 체험 수업을 진행한다. 보건교육에서는 응급처치법이나 감염병 예방법 등을 교육한다. 스킨십으로 아이와 교감하고 발달을 촉진하는 베이비 마사지, 베이비 요가 프로그램도 인기다. 영아 오감발달 프로그램도 있다.
부모힐링 프로그램은 공예, 미술 상담, 요리 등 다양하다. 프로그램 중에는 돌봄선생님이 아이를 돌본다. 미술 상담은 부모의 심리적 위기를 발견하는 기회가 된다. 고 센터장은 “미술 상담을 통해 자연스럽게 우울한 감정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해소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이용자는 미술 심리 상담 프로그램으로 스트레스 관리법을 배워 일상생활에 도움을 얻었다고 전했다.
◇‘24시간 365일 온종일 안심’, 아이 키우기 좋은 구미 만들기

구미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 인구와 출생률이 도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근간이어서다. 시는 2026년 본예산 일반회계의 11%인 2235억원을 돌봄·보육 등 아동분야에 편성했다. 시의 돌봄정책은 365일 24시간 온종일 안심 돌봄 도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인 정책이 ‘10분 이내 다함께 돌봄센터’다. 소득에 무관하게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맞벌이 부부에게 호응이 좋다. 2023년 11월 전국 최초 24시 다함께 돌봄센터가 개소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시는 총 20개소의 다함께 돌봄센터를 운영 중이다. 경북도 내에서 가장 많다. 시는 올해 2개소를 추가하고, 지역아동센터 46개소와 함께 안정적 돌봄 기반을 유지할 계획이다. 평일 야간과 휴일 돌봄을 제공하는 ‘K보듬 6000’ 시설은 1개소를 추가 지정해 11개소를 확대할 예정이다.
구미형 ‘온종일 완전 돌봄 아이돌봄서비스’도 확대 운영한다. 취업 한부모나 맞벌이, 다자녀 등 양육 공백 가정의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양육 공백 가정에 방문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 아동 수가 전년 대비 45.5% 증가할 만큼 반응이 좋다. 이에 따라 아이돌보미 양성교육 기관을 2개소로 늘리고, 아이돌보미 채용도 확대할 예정이다.
시는 맞춤형 보육 서비스인 ‘365돌봄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6개월부터 미취학 아동 중 긴급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대상으로, 평일 야간 및 주말·공휴일에 시간단위 보육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7개소를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야간연장 어린이집 30개소, 시간제보육 제공기관은 51개소로 도내 최다 수준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취업과 결혼·출산·돌봄은 인구 증가를 이루는 연결고리”라며 “마지막 열쇠인 돌봄 정책을 강화해 청년이 정착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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