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한국GM, 내수 포기하고 AS망도 팔아치워…위탁 생산기지로 굳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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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한국GM, 내수 포기하고 AS망도 팔아치워…위탁 생산기지로 굳어지나

비즈니스플러스 2026-02-03 08:26: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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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GM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23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무색하게, 최근 전국 직영 서비스센터 매각과 자산 청산에 속도를 내며 다시 한번 '철수설'의 불씨를 지피고 있어서다.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당시 국민 혈세 8100억원을 지원받으며 약속했던 '한국 시장 지속 가능성'이 껍데기만 남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GM의 재무제표는 겉보기에 화려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2023년 매출액은 13조7339억원, 영업이익은 1조3506억원을 기록하며 법인 설립 이래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2024년에도 매출 14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 수준을 유지하며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에 성공한 듯 보인다.

하지만 수치를 뜯어보면 내수 시장의 붕괴가 심각하다.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GM이 국내에서 판매한 완성차는 고작 1만5094대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 대비 39.2% 급락한 수치로, 한때 내수 시장 점유율 10%를 호령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전체 판매량(46만2310대)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6.7%에 달한다. 내수 판매 비중은 단 3.3%에 머물며 사실상 '한국 시장을 위한 자동차 회사'라기보다 '미국 본사를 위한 위탁 생산 기지'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와 노조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자산 매각 속도다. 한국GM은 최근 5년간 부평 물류센터(LOC), 군산 물류센터, 부천 연수원 등 주요 부지를 매각하며 약 45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 서울, 부산 등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를 내년 2월까지 폐쇄하기로 결정하며 불안의 정점을 찍었다.

정비 네트워크는 브랜드 신뢰의 최전선이다. 전국 380여개의 협력 정비소가 존재하지만, 고난도 수리가 가능한 직영 센터의 폐쇄는 소비자들에게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강력한 부정적 신호를 준다. 노조 측은 "사측이 지난달 서비스센터 활성화 TF를 구성해 놓고 한 달도 안 돼 매각을 통보했다"며 "이는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이자 고용 파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수출 일변도의 구조는 대외 환경 변화에 극도로 취약하다.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자동차 관세 부과 리스크는 한국GM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을 북미로 보내는 상황에서 관세 장벽이 높아질 경우, 본사인 GM이 한국 사업장의 생산 물량을 유지할 유인은 급격히 떨어진다.

특히 현대차·기아가 전기차(EV)와 SDV에 수조원을 투자하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사이, 한국GM의 국내 전기차 생산 로드맵은 여전히 공백 상태다. 일부 수입 전기차 도입 외에 국내 공장에서의 EV 생산 확약이 없는 상황에서, 직영 서비스센터 같은 인프라부터 걷어내는 행위는 '전략적 철수'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군산시는 8년간 인구가 2만명 이상 유출되는 등 지역 경제가 무너졌다. 당시 1만2000여명에 달하던 고용 인원 중 상당수가 실직하거나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 부평과 창원 공장이 가동 중이지만, 내수 고사와 서비스망 축소가 계속된다면 '제2의 군산 사태'가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한국 시장에서 단순 생산 기지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단기적인 부지 매각과 비용 절감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내수 판매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신차 배정과 서비스 인프라 유지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소통 없는 구조조정은 결국 시장의 외면과 브랜드 가치 소멸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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