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인공지능(AI)이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거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업무를 판단하고 실행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기술로 모든 업무에 스며들어야 할 핵심 역량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전(全) 산업군의 인공지능(AI) 전환(AX)이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신년사나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이구동성으로 AI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 금융권 2026년 최대 화두는 AI 전환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주요 은행권의 최대 화두는 단연 'AX'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AI라는 큰 파도는 금융시장의 판을 바꿀 것이라고 모두가 예측한다"며, "새롭게 형성되는 디지털 자산이나 AI 비즈니스 시장에서도 우리가 먼저 고객과 사업기회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역시 "AX는 단순히 수익 창출이나 업무 효율성의 수단이 아닌 생존의 과제로, 일하는 방식과 고객 접점 전반에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AX를 통해 신한의 본원적 경쟁력을 증가시키고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전사적 AX 추진을 통해 그룹의 AI 역량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신사업' 분야에서의 미래 경쟁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며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올해 인공지능 은행(Agentic AI Bank)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천명했다.
▲ AI, 은행 운영 모델·수익구조·조직&감독체계 변화
주요 금융사들이 AX를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괴 기술 도입 등을 통해 AI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권에서 AI는 은행업의 운영 모델·수익구조·조직 및 감독체계를 변화시키는 구조적 전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운영모델 측면에서 AI 도입 확대는 업무 단위의 자동화와 직무 재정의를 통해 금융기관 인력의 역할과 조직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자동화 비중이 확대되면서 인력의 역할은 반복적·규칙 기반 업무에서 데이터 기반 판단·위험 평가·고객 상황 분석 등 고부가가치 의사결정으로 역할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고객신원확인(KYC·Know Your Customer) 업무는 AI 도입 후 수작업 검토 비중이 축소됐으며 이 인력은 의사결정의 정교화 역할을 수행하는 형태로 직무가 재정의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McKinsey)'는 AI 기반 자동화는 단기적으로 운영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으며 절감 효과는 15~20%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는 "은행산업이 단순 자동화를 넘어 프로세스 재설계와 신규 비즈니스 창출 단계로 확장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며,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AI 활용을 내부 프로세스 중심에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 수준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이러한 변화는 신규 수익 창출을 가능하게 하지만 고객 협상력 강화에 따른 마진 압박이라는 양면적 효과를 수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맥킨지는 AI 기반 조건 비교 및 금융 의사결정 도구의 확산으로 고객의 금융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확대될 경우, 고객 협상력 제고에 기인해 글로벌 은행의 순이익이 약 1700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AI는 비용 절감이란 공급 측 효과와 고객 협상력 증가라는 수요 측 효과를 동시에 유발해 은행 간의 성과 격차를 구조적으로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 리스크 관리 비롯해 AI 내재화·거버넌스 역량 중요
AI가 은행업에 확산됨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은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및 감독체계가 기존의 기능 중심 점검에서 벗어나, 원칙 기반·책임 중심 구조로 전환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AI 기반 의사결정의 확산으로 모델의 불투명성·데이터 편향·외부 서비스 의존성 등 기존 감독체계로 관리하기 어려운 위험요인이 수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BIS는 금융부문 AI 활용에 대한 국제 기준으로 △설명가능성 △책임성 △데이터 거버넌스 △모델 위험관리 등의 4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또한 외부 AI 서비스와 클라우드 의존도가 확대됨에 따라, 금융기관은 서비스 중단·데이터 유출 등 제3자 리스크에 대비한 계약관리·보안 강화·복원력 확보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또한 감독당국은 금융기관의 규모와 복잡성을 고려한 위험 기반·비례적 감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권에서도 AI 전환에 따른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술 발전과 관련한 올해 금융권의 화두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경쟁력 확보에 있다"며, "향후 금융사에서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선 데이터 축적과 함께 데이터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중요하고 특히 보안리스크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회사도 AX를 적극 추진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다만 거버넌스 관련 규제의 강화에 대비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정교화하는 한편 외부 위탁 증가에 대비해 제3자 리스크 관리 시스템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주영민 하나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주요 은행들이 AI를 전사적 운영체계의 핵심 인프라로 내재화하면서 생산성 제고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면서, "향후 은행의 경쟁력은 AI 내재화 수준과 이를 뒷받침하는 거버넌스 역량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보스턴컨설팅그룹은 AI 역량 격차에 따라 선도은행과 후발은행 간의 생산성과 가치 창출 격차가 최대 5~7배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