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는 지난해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에 따른 예실차 확대와 자동차보험의 적자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더욱이 올해는 손해율 가정 변경에 따른 순이익 감소 가능성과 자동차보험 적자 폭 확대로 경영 환경이 한층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젠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보험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에 <한스경제>는 주요 보험사들의 올해 사업 전략과 대응 방향을 진단하고, 불확실한 업황 속에서 각사가 선택한 생존 전략을 집중 점검해보았다. <편집자 주>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글로벌 보험그룹 처브(CHUBB)의 손해보험 계열사인 라이나손해보험은 모재경 대표 체제가 출범한지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지까지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에선 대형사 위주로 업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라이나손해보험(리이나손보)이 시장 내 존재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리이나손보는 지난 2024년 6월, 브랜드명을 변경한 후, 라이나생명·라이나원을 묶어 통합 브랜드 '라이나'를 출범시켰다. 다만 라이나손보는 사명 변경과 브랜드 통합 후 1년 반이나 지났지만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실적 반등이란 과제를 떠안은 인물이 모재경 라이나손보 대표다. 모 대표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도이치뱅크에서 글로벌뱅킹 업무를 담당했던 기업보험 분야에서 전문가다.
이후 모제경 대표는 차티스(현 AIG손해보험)에 합류해, 기업보험부 총괄 상무와 전무를 지냈으며 2014년에는 라이나손보에 합류해 기업보험본부와 대리점(GA) 채널, 클레임 부문을 두루 거쳐 2023년 9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라이나손보는 지난해 보험손익이 적자 전환하며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라이나손보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44억원으로 2024년 동기(510억원) 대비 91.3%가 급감했다. 같은기간 누적 영업이익 역시 69억원으로 2024년 동기(680억원)와 비교해 89.5%가 줄었다.
세부적으로 살펴 보면 투자손익은 86억원으로 2024년 동기(91억원) 대비 5억원이 줄었다. 같은기간 보험손익은 -17억원으로 2024년 동기(590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 가운데 보험수익은 4901억원으로 2024년 동기(4687억원) 대비 214억이 증가했으나, 보험서비스 비용이 4229억원으로 2024년 동기(3294억원)대비 935억원 늘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는 2023년부터 새 회계제도(IFRS17)가 적용되면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보험계약의 인식이나 측정 방식, 금융자산 평가 기준이 달라지면서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구조 전반에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라이나손보의 지난해 3분기 말 자산은 1조617억원으로 2024년 동기(1조1008억원) 대비 391억원이 감소했다. 이는 운용자산이 6045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 동기 대비 355억원이 감소한 것에 기인했다. 자본 역시 5조368억원으로 집계돼 2024년 동기(5조773억원) 대비 405억원이 감소했다.
같은기간 부채는 5250억원으로 2024년 동기(5235억원) 대비 15억원이 늘었다. 기타부채는 1427억원으로 2024년 동기(1689억원) 대비 262억원 줄었으며 책임준비금은 3823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 동기(3545억원) 대비 277억원이 증가했다.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경과 조치 전 후 기준 237.55 %로 전년 동기(300.61%) 대비 65.49%포인트(p) 하락했다. 자본건전성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다.
같은기간 라이나손보의 수익성 지표는 일제히 둔화 흐름이다. 영업이익률은 -1.34%로 2024년 동기(7.26%) 대비 적자 전환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1.61%로 집계돼 2024년 동기(1.69%) 대비 0.08%p가 떨어졌다. 총자산수익률(ROA)은 0.55%로 2024년 동기(6.43%) 대비 5.88%p 낮아졌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1.09%로 2024년 동기(12.61%) 대비 11.52%p가 하락했다.
▲ GA 전환·암보험 차별화…체질 개선의 시험대
보험업계는 라이나손보가 기업보험 중심의 한정된 시장을 공략하다보니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때문에 단기 외형 확대보다 차별화 전략을 통한 체질 개선이 향후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라이나손보는 텔레마케팅(TM)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법인보험대리점(GA) 위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최근 영업 조직을 라이나생명과 통합, 재편하며 채널 경쟁력을 강화했다.
상품 전략에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라이나손보가 출시한 '무배당 더핏 나만의 종합보험(갱신형)'은 잔여암과 재발암까지 보장하는 통합암 진단비 담보를 도입했다. 암 진단에 국한됐던 기존 암보험과 달리, 암 치료 과정 전반의 위험을 포괄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대응한 시니어 특화 상품도 내놓고 있다. 라이나손보의 '무배당 무심사 시니어안심보험2404'는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도 무진단·무심사로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약 가입 시 상해·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질병 사망의 경우 계약 후 2년 이내 사망 시에는 납입한 특약 보험료를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이 같은 상품 전략은 고객 저변 확대와 브랜드 리포지셔닝 측면에선 긍정적인 평가를 박고 있다. 다만 보장 범위 확대로 손해율 상승과 비용 부담이 불가피한 만큼, 단기 외형 성장보다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이를 위해 장기 손해율 관리와 보다 정교한 언더라이팅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보장 구조와 채널 재편 전략이 외형 성장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장기 손해율 관리와 정교한 언더라이팅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성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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