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나토 동맹’ 변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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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나토 동맹’ 변수되나

이뉴스투데이 2026-02-03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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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제안 중인 장보고-III 잠수함. [사진=HD현대중공업]
한국이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제안 중인 장보고-III 잠수함. [사진=HD현대중공업]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한 뒤 귀국한 가운데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수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산업협력 경쟁이 전면에 떠오른 상황에서, 독일과 노르웨이가 나토 동맹을 앞세워 캐나다를 ‘3번째 잠수함 파트너’로 끌어들이려는 공세적 움직임도 중요한 변수로 주목된다.

독일 212CD로 묶는 ‘3국 잠수함 동맹’

3일 독일 국방부 보도에 따르면 독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캐나다 데이비드 맥귄티, 노르웨이 토레 샌드빅 3개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10월 20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만나 북대서양 안보와 억지력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캐나다가 독일과 노르웨이가 추진 중인 212CD 잠수함 사업에 참여하면, 가장 현대적인 재래식 잠수함을 보유하게 되고 동시에 독일·노르웨이와 장기간 함께 설계·건조·정비·승조원 교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212CD 잠수함이 북대서양과 북극해에서 장기간 은밀한 작전에 적합하다고 강조하며, 3국이 같은 잠수함을 도입하면 대량생산 효과로 가격과 유지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캐나다 전투체계(CMS 330)를 독일 해군에 도입하는 방안, 캐나다에서 부품을 만들거나 선체 일부를 건조하는 방안 등을 예로 들며, 한국의 제안과 비교해 전략·산업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주장도 공개적으로 내놨다.

산드비크 노르웨이 국방장관도 노르웨이가 러시아 북방함대와 마주한 최전선 국가이자 ‘북극에서의 눈과 귀’라고 소개하며, 212CD를 독일·노르웨이·캐나다 3국이 함께 운용하면 북극해·대서양 방어 능력이 크게 강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캐나다가 사업에 합류할 경우, 같은 잠수함과 훈련·정비 체계를 통해 상호 호환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노르웨이가 베르겐에 구축 중인 잠수함 정비 기지의 설계·운영 경험을 캐나다와 공유해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캐나다의 AI·디지털 기술과 연계한 산업 협력도 강조하며, 212CD 선택이 캐나다 조선·방산 분야의 일자리와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런 흐름은 과거 대형 잠수함 사업에서 산업적 조건보다 안보·동맹 환경 변화가 최종 결정을 뒤바꾼 사례와도 비교된다. 대표적으로 호주는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서 프랑스 나발그룹을 선정했지만, 이후 미국·영국과 핵심 군사기술을 공유하는 안보 협력체인 ‘오커스(AUKUS, Australia-United Kingdom-US)’ 협정에 참여하면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으로 정책 방향을 바꾼 바 있다.

이에 대해 나토협회 캐나다(NATO Association of Canada)는 “경제협력과 절충교역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동맹·전략 환경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사례를 근거로, 캐나다 내 일부 분석은 CPSP에서도 경제협력 패키지 못지않게 나토 상호운용성, 북극·북대서양 억지 전략, 장기 파트너십 구조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독일과 노르웨이가 제안 중인 212형 잠수함. [사진=TKMS]
독일과 노르웨이가 제안 중인 212형 잠수함. [사진=TKMS]

◇ ‘전략 경쟁’으로 바뀐 수주전

물론 다른 시각도 있다. 캐나다 싱크탱크인 캐나다국제문제연구소(CGAI)는 캐나다의 잠수함 선택은 중대한 지정학적 함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만약 캐나다가 한국산 잠수함을 선택한다면, 이는 캐나다의 국방 태세에서 상당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이는 기존의 서방 파트너들과의 관계에서 상징적으로 벗어나는 행보가 될 것”이라면서 “인도태평양지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의 더욱 긴밀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시사하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이 이제 단순한 가격이나 성능 경쟁을 넘어 국가 간, 더 나아가 권역 간 전략 경쟁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사업이 무기 수출을 넘어 동맹 관계와 산업 생태계 경쟁이 함께 얽힌 전략적 경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일과 노르웨이가 나토 협력 틀을 앞세워 캐나다를 ‘3번째 잠수함 파트너’로 참여시키려는 움직임은 충분히 현실적인 변수라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산업 협력을 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를 잠수함 공동개발·공동생산·정비(MRO) 거점으로 설정하고, 자동차·수소·에너지 등 미래 첨단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보다 전략적인 협력 패키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앞으로 대규모 무기 수출 사업에서는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현지 생산과 중장기 정비(MRO), 국내 기업 참여 확대, 인력 양성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산업·안보 협력 모델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강훈식 비서실장의 캐나다 방문으로, 독일 쪽으로 기울었던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끝까지 경쟁해볼 수 있는 구도로 바뀐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 교수는 이번 특사 방문을 계기로 잠수함 사업을 한·캐나다 간 전략경제협력의 핵심 과제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금융·외교·산업 정책을 묶은 이른바 ‘원팀 패키지’를 마련한다면, 독일과 노르웨이가 내세운 동맹 프레임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산업 협력 경쟁의 틀에서 설명돼 왔지만, 최근 독일과 노르웨이의 행보를 보면 안보와 나토 동맹 역시 이 사업을 평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평가 축으로 함께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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