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한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13%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전체 실적을 떠받치고, 지난해 1분기 수출액이 크게 낮았던 기저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증가율만 보면 강한 회복처럼 보이지만, 선행지수는 직전 분기보다 하락해 수출 확장 속도는 오히려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함께 제시됐다.
3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25년 4분기 수출실적 평가 및 2026년 1분기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12~13% 늘어난 1800억 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지난해 1분기 수출액이 이례적으로 낮았던 기저효과가 더해져 전년 대비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기별 수출액 흐름을 보면 △2024년 4분기 1751억 달러 △2025년 1분기 1595억 달러 △2분기 1751억 달러 △3분기 1849억 달러 △4분기 1898억 달러로 이어진다. 2025년 4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전분기 대비 2.7% 증가했다. 숫자만 보면 완연한 회복세다.
그러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크지만, 최근 분기 흐름은 꺾이고 있다. 연구소가 제시한 2026년 1분기 수출선행지수는 121.7로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상승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3.9포인트 하락했다. “작년보다 나은 것은 맞지만, 최근 분기와 비교하면 추진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전반적인 무역환경은 위축되고 있으나, 우리 수출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호조로 악화 요인이 제한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위험 신호도 뚜렷하다. 수출입은행이 실시한 기업 설문에서 애로요인 1순위는 ‘원화환율 불안정’이 꼽혔다. 이어 △중국 등 개도국 저가공세 △원재료 가격 상승 순이었다. 수출 총액은 늘어도 비용과 변동성 부담이 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재계에서는 “지금의 수출 회복은 구조적 개선이라기보다 반도체 의존도가 더 높아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수출기업 대표는 “반도체가 전체를 끌어올리는 동안 다른 산업의 둔화가 가려지고 있다”며 “증가율 숫자보다 속도와 내용이 더 중요해지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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