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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 거리상담원 12→4명
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올해 ‘거리 노숙인 보호 예산’으로 총 8억 3396만원을 책정했다. 지난해(10억 338만원)보다 약 20% 줄어든 수치다. 이 예산이 △2022년 9억 4181만원 △2023년 10억 4098만원 △2024년 10억 399만원 등 최근 몇 년간 10억원 안팎을 오간 것을 고려하면 대폭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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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축된 예산의 상당수는 ‘자치구 거리상담반’에 대한 지원용 예산이다. 노숙인들을 돌볼 수 있는 이들의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영등포구의 경우 지난해 12명의 거리상담원을 채용한 데 반해 올해는 4명으로 크게 줄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거리 노숙인에 대한 주거 지원 등 근본적인 정책이 핵심”이라면서도 “거리상담반 인원은 노숙인과 공적 지원을 잇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거리상담반을 축소하기보다는 오히려 노숙인들을 잘 알고 지원사업에도 전문성이 있는 사람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예산 합리화 차원에서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자활지원과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관리 수요가 더 많이 필요한 자치구에 지원을 했지만 올해부터는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며 “특히 2020년부터 노숙인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하면서 기존의 자치구 지원과 중복되는 예산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파 대피소서도 쫓기듯 나와”…이들 돕는 따뜻한 손길도
문제는 올겨울 한파가 이례적으로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노숙인들이 더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서 만난 한 노숙인 김 모(63)씨는 “연일 강추위가 이어지다보니 버티기가 너무 힘들다”며 “한파 대피소 같은 곳도 냄새가 심한 노숙인이 들어오는 건 꺼리고 반기지 않아 들어가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노숙인들의 고충이 커져가는 가운데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2년째 탑골공원 앞에서 노숙인들에게 옷가지를 나눠주는 이인호(70)씨는 본격적인 추위에 앞선 지난해 12월 매주 이곳을 찾았다. 한파를 앞두고 노숙인들에게 두터운 모자나 패딩을 주기 위해서다. 이씨는 “요즘 동묘에서도 쓸 만한 패딩 하나에 3만원은 한다”며 “그 돈이면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 노숙인들이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우연히 시작한 일이지만 고마워하는 이들을 보며 나눔을 멈출 수 없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극한의 추위와 더위를 견뎌야 하는 노숙인들에게는 안정적인 공적 지원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숙인 관련 예산은 고무줄처럼 책정해서는 안된다”며 “서울역 등 곳곳에 노숙인들을 위한 시설이 있지만 전문가들이 거리에 나가 일일이 상담을 하면서 자립 지원을 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예산은 추후 복구하더라도 현장의 지원 여건을 원상복구 하기 힘든 분야가 노숙인 지원”이라며 “선진국에선 노숙인이 한 명 있다는 것은 그 경계를 넘나드는 위험 인구가 더 많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어 두텁게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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