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기술의 시대 온다…AI가 에너지 효율 혁신의 도구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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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기술의 시대 온다…AI가 에너지 효율 혁신의 도구가 될 것”

이데일리 2026-02-03 05:0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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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서두르며 일각에서는 전력 공급 부족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는 AI시대 에너지의 역할과 재생에너지로 올바른 전환 방향을 모색하고자 현 기후정책의 틀을 짠 초대 탄녹위원장이자 에너지 정책 전문가를 만나 해법을 들어봤다.

“AI 확산에 따른 전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AI가 발전하면서 오히려 전력 시스템을 더 똑똑하게 만들고 효율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대통령직속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초대 위원장을 지낸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은 최근 서울대 연구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AI발 전력난을 먼저 우려하는데 그렇게만 볼 필요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원장은 AI 등장이 전력 부족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것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발전량이 일정치 않은 간헐성 전원(電源)인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이 기존 석탄 화력 발전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AI 기술이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핵심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윤 원장은 AI발 전력 대란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도 평가했다. 수요는 늘어나겠지만, 숫자로 보면 대란까지 표현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현 AI 전력 수요가 전체의 1.5%이고 2030년이 되도 3% 수준”이라며 “수요가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현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윤 원장은 공급 부족을 걱정하는 대신 AI의 효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화석 에너지가 담당해온 수송·냉난방 등을 전기가 맡게 됐고, 이제 전기를 재생에너지가 생산하는 시대에 AI가 효율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영국의 비영리 에너지·기후 싱크탱크 엠버 리포트를 인용해 “인류는 앞으로 ‘전기기술 혁명’(Electrotech Revolution) 시대를 맞고, AI가 이 시대의 핵심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원장은 기후위기 자체를 부정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등장과 그에 따른 탄소중립 속도 조절 움직임에 대해서는 일시적 현상으로 평가했다. 탄소중립을 향한 변화의 흐름은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우리도 방향성 논쟁보다는 탄소중립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달성할지 구체적인 방법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이미 시장의 룰은 탄소를 배제하기 시작했고 이는 되돌이킬 수 없다”며 “발 빠른 기업은 재생에너지나 에너지 저장, 스마트 그리드 운영 등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의 위기를 맞겠지만, 시장 선점의 기회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윤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전 세계적으로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과장된 게 있다. 전기 소비가 몇 배로 늘어날 것처럼 얘기하는 데 사실이 아니다. 물론 전기 소비가 앞으로 더 늘어나겠지만 운송 수단이나 난방 같은 열 사용을 전동화하는 과정에서의 수요 증가가 더 클 것이다. AI발 수요 증가는 극히 일부이고 오히려 전력 시스템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 효율을 높이는 도구도 될 수 있다.”

-AI발 전력수요 증가보다 그 효용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가령 재생에너지는 해와 바람에 영향을 받으니까 기상 예보가 중요한데 AI가 그 예측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 많은 에너지 사용이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바뀌고, AI가 재생에너지에 맞춰 전기 사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AI발 전력수요로 다시 원전에 주목하는 움직임도 있다

“재생에너지냐 원전이냐는 양자택일 방식으론 당면한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원전 역시 일정 기간 같이 가야 한다. 다만, 현 수준의 이상의 신규 원전 건설에는 반대 입장이다. 이 이상의 원전 확대는 전력망 병목을 일으켜 재생에너지 확대 여지를 없앨 수 있다.”

-이재명 정부 반년의 기후·에너지 정책을 평가한다면

“탄소중립을 다시 국정 중심에 올려놨다는 점에서 방향은 잘 잡은 것 같다. 문재인 정부 때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첫 추진이었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어진 윤석열 정부 3년 동안은 국제 탄소중립 흐름에 너무 뒤처졌다.”

-지난해 2035 NDC를 통해 2035년 탄소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53~61%까지 높인 데 대해 산업계 부담이 너무 커졌다는 우려도 있는데

“48%를 제시한 산업계와 65%의 시민사회 간에 정치적 타협의 산물인 만큼 이젠 목표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보다는 그 경로를 얼마나 지속성 있게 구체적으로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하다. (하한인) 53%도 엄청난 목표이기는 하지만 기업 분들을 만나보면 수치상 목표보다 정책적 불확실성이 더 우려된다더라.”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 계획과 2040년 탈석탄발전이 가능하겠느냐는 반문도 있다

“가능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라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후위기가 없다면 우리가 변화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이는 엄존하는 현실이다. 재생에너지도 ‘간헐성 때문에 안 된다’가 아니라 그 특성을 인정한 채 우리 사회를 어떻게 여기에 맞출 것인지를 얘기해야 한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기후위기 자체를 부정하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을 계기로 전 세계적 탄소중립 움직임이 주춤하기도 하다

“속도가 약간 더뎌질 뿐이다. EU도 경기 둔화와 산업계 부담 호소로 디테일을 조정하고 있지고 있지만 그 방향이 바뀌진 않았다. 전 세계 산업·에너지 구조 변화는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방향으로 시동이 걸렸다. RE100이 확산하고 ESG 공시 의무화가 시행되는 등 시장의 룰이 바뀌고 있다. 이를 빨리 받아들여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 위기를 맞고, 반대로 이를 잘 활용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전기차나 태양광·풍력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나 에너지 저장, 전력망, 스마트 그리드 등이 모두 신산업이 될 수 있다.”

윤순진 교수는

△1967년생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델라웨어대(美) 공공정책학 석사 △델라웨어대 환경에너지정책학 박사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2018~2021년) △초대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2021~2022년) △전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장(2023~202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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