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색동원 성폭력 의혹 사건에 대해 범부처 합동 TF 구성을 긴급 지시한 것은 사안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것이며 전국 전수조사와 특별수사팀 편성, 제도 개선까지 지시한 만큼 정부와 인천시, 강화군의 책임 있는 조치가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
인천판 도가니 사건이라 할 수 있는 강화군 중증발달장애인 시설인 색동원에서 발생한 성폭력 의혹과 다수의 피해자 보고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과 범죄 행위를 넘어 오래된 제도적 미비로 인한 방임과 사회적 무관심의 결과로 보인다.
장애인 거주시설은 편의와 비용 절감의 명분으로 장애인의 삶을 개인화·격리시키고 권리 침해가 은폐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정부와 지자체는 세밀한 중장기적인 탈시설 로드맵을 마련해 주거, 의료, 활동지원, 교육, 고용을 연계한 지역사회 서비스망을 확충해야 한다.
또 하나의 핵심은 인권 중심의 인식 전환이다. 장애인을 ‘불쌍한 대상’이나 ‘관리 대상’으로 보는 시선은 폭력과 차별을 정당화하는 토양이 된다. 학교와 공공기관, 특히 장애인 관련 시설에서의 장애인 인권교육의 진행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시설 종사자의 윤리 교육과 전문성 강화, 철저한 외부 감시 체계 적용으로 인권 침해의 위험 요인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법과 제도의 보완도 필요하다. 필자가 2025년 12월15~17일, 3일간 강화경찰서와 진행한 강화도 장애인 거주시설 정기전수조사에서는 조잡한 설문지, 중증발달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조사방법, 과거 조사 시 시설 측의 거주인들에 대한 자료 미공개 등을 확인하고 이전의 시설조사가 얼마나 형식적으로 진행됐는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
예방이 목적인 정기조사가 형식적이고 빈약하게 이뤄졌기에 색동원 사건은 사실상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실시될 전국 전수조사를 시작으로 장애 인권 전문가의 참여 조사,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신속한 분리와 지원 절차, 엄정한 가해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등을 법제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의 역할을 강조하고자 한다. 장애인의 삶은 지역사회에서 이뤄진다. 지역의 자치단체, 공공 및 민영 기관, 기업, 시민단체가 협력해 장애인의 사회참여 기회를 넓히고 종전 지역 기반의 지원과 모델을 더욱 강화하고 확산해야 한다. 장애인이 시설과 가정에서 보호·격리 수용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나와 일상에서 많이 보이는 사회가 곧 배제와 폭력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색동원 사건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할 것인가, 아니면 피해자의 존엄과 모든 시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사회로 전환할 것인가. 국무총리의 지시가 아니라면 인천은 이 문제를 풀 역량이 없다는 것인가. 시급한 수사와 제도 개선은 출발일 뿐이며 근본적인 변화는 지역사회와 시민사회, 정부가 함께 만드는 지속적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러한 역량과 지혜를 모아 인천이 나서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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