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문예회관이 1월 22일부터 2월 20일까지 개최하는 '메타 페인팅-회화의 디지털 확장' 전시 포스터./사진=대덕문화원 제공
NFT 열풍이 예술계를 휩쓸던 2021년 무렵, 파리에서는 '디지털 자산'의 그늘이 드러나는 사건이 있었다. 개인이 소장하던 피카소 원작 이미지를 NFT로 내놓아 거래가 시작되자 피카소 재단이 제동을 걸며 분쟁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특정 디지털 파일에 소유자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소유가 곧장 저작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개인 소장 작품의 이미지를 NFT로 발행·거래할 수 있는지를 두고 작가나 재단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례가 이어졌고,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 회화가 어떤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 물음에서 출발한 하나의 해법이 '메타페인팅(Meta Painting)'이다.
메타페인팅은 멈춰 있는 회화 속에서 관람자가 상상해 왔던 움직임과 시간의 영역을 디지털 기술로 확장해 표현한 작업으로, 원작을 존중한 상태에서 또 다른 감상의 층위를 제안한다.
대덕문예회관이 1월 22일부터 2월 20일까지 개최하는 '메타 페인팅-회화의 디지털 확장'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사진=대덕문화원 제공
이 메타페인팅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대전에 들어왔다.
대덕문화원이 운영하는 대덕문예회관은 지난 1월 22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디지털 예술전시 '메타 페인팅-회화의 디지털 확장'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에 선정돼 마련됐으며, 미디어아트 전문 기관 PK Art&Media의 콘텐츠를 통해 회화의 디지털 확장을 탐색한다.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네 명의 작가 작품을 출발점으로 구성됐다.
고(故) 백영수 화백의 작품은 일상의 인물과 공간을 통해 가족과 삶의 정서를 담아낸 회화다. '귀로'와 '실내'는 가족애와 고요한 공간감이 빛과 시간의 변화로 확장되는 방식으로 재해석됐다. 원작이 지닌 고요한 일상의 정서는 유지된 채 시간의 흐름만이 화면 위에 얹히는 것이다.
임현락 작가의 '들풀' 연작은 땅에 밀착해 자라는 풀을 통해 생명의 강인함을 표현한 작품이다. 원작 회화에서는 상상에 맡겨졌던 들풀의 생명력이 디지털 화면에서는 실제 움직임으로 구현돼 작가가 평생 천착해 온 '강인한 생명력'이라는 주제가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서옥순 작가는 실로 한 땀 한 땀 엮어온 '존재'의 의미를 탐구해왔다. 이는 메타페인팅에서 사과에 파리가 달라붙고 화면 속 작은 요소들이 반복적으로 출몰하며 시간을 잠식하도록 재해석됐다.
김진 작가의 작품은 가장 극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화면 속 인물과 형상은 고정된 상태를 벗어나 액체처럼 흘러내리거나 해체되며 원작이 지녔던 풍자와 불편함이 디지털 화면에서는 더욱 노골적인 이미지로 드러난다.
이번 전시는 원작 회화와 메타페인팅을 함께 제시해 관람객이 작품의 출발점과 확장된 결과를 자연스럽게 비교·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관람객은 같은 작품을 '멈춘 상태'와 '움직이는 상태'로 연속해 보며, 회화의 감상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임찬수 대덕문화원장은 "이번 전시는 눈으로만 보던 회화 작품이 디지털 기술을 만나 살아 움직이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어렵게 느껴졌던 현대 미술을 더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Copyright ⓒ 중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