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수출이 출발부터 강한 탄력을 받으며 연간 7000억 달러 달성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1월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수출 증가 흐름과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동시에 이어지면서 정부가 내건 '2년 연속 7000억 달러'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 당국이 2일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3.9% 증가한 658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1월 기준 최고 실적이다. 수입은 11.7% 늘어난 571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87억4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전년 동월 대비 흑자 규모가 100억 달러 이상 확대됐고, 지난해 2월 이후 12개월 연속 흑자 흐름도 이어갔다. 1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흑자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 역시 눈에 띈다. 일평균 수출은 28억 달러로 전년보다 14.0% 증가하며 역대 1월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상 연간 수출이 가장 부진한 1분기 초반에 나온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수출 호조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1월 반도체 수출은 205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1월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를 넘어서며 한국 수출 구조에서 반도체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이른바 '슈퍼사이클' 국면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가 수출의 기둥 역할을 하며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한 셈이다.
자동차 수출도 힘을 보탰다. 1월 자동차 수출은 60억7000만 달러로 21.7% 증가해 역대 1월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설 연휴가 2월로 이동하면서 조업일수가 늘어난 데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이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긍정적인 부분은 반도체와 자동차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디스플레이 등 주요 IT 품목 전반에서 수출이 증가했고, 그동안 부진했던 석유제품 수출도 반등 흐름을 보였다. 특정 품목 쏠림이 다소 완화되며 수출 저변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지역별로도 고른 회복세가 나타났다. 9대 주요 수출 지역 가운데 7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 수출이 각각 감소세를 보였던 것과 대비된다.
올해 1월 미국 수출은 전년 대비 29.5% 늘어난 120억 달러, 중국 수출은 46.7% 증가한 135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이 전체 수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두 시장에서의 반등은 연간 수출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아세안, 유럽연합, 중남미, 인도, 중동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산될 경우 상승 동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1월 수출 실적이 양호하게 출발한 만큼 연간 목표 달성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연간 수출은 1분기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뒤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하반기에 정점을 찍는 흐름을 보인다. 이런 계절적 패턴을 감안하면 연초부터 나온 호실적은 연간 전망을 밝히는 신호로 해석된다.
환율 여건도 변수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을 유지하면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수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상 환율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정부는 수출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 통상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관세 협의와 함께 품목·시장·수출 주체 다변화를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중국과는 서비스·투자 분야를 포함한 자유무역협정 후속 협의를 진전시키고, 일본·유럽연합·아세안 등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이 연초부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대외 변수에 따라 언제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민관이 함께 수출 기반을 다지고 위험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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