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가열되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가 개발 중인 차세대 삼중작용 비만치료제가 미국 임상 2상 단계에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근 손실을 최소화하는 '체중 감량의 질'을 내세운 전략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미약품은 장기 지속형 GLP-1·GIP·글루카곤(GCG) 삼중작용제 HM15275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2상에서 첫 환자 투약을 완료하고, 시험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임상은 비만 및 고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36주간 장기 투여 시 체중 감소 효과와 제지방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HM15275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뒤 비교적 짧은 기간 내 임상에 진입했다. 현재 환자 등록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임상 종료 시점은 2027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기존 GLP-1 계열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할 차세대 후보물질로 삼중작용제가 주목받고 있다. 이미 상용화된 GLP-1 기반 비만치료제들이 15~20%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지만, 수술적 치료에 준하는 감량 효과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보다 강력하면서도 장기 투여가 가능한 약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HM15275는 세 가지 서로 다른 대사 조절 경로를 동시에 자극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포만감을 높이고 혈당 조절을 돕는 GLP-1, 위장관 부작용을 완화하면서 약효를 보완하는 GIP, 에너지 소비와 지질 대사에 관여하는 글루카곤의 작용을 결합해 체중 감소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개발진은 이를 통해 25% 이상 체중 감량 가능성을 검증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후보물질은 비만 치료뿐 아니라 당뇨병 치료제로의 확장 가능성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 조절 효과를 평가하는 별도의 임상 2상 시험계획도 승인받았으며, 해당 임상은 올해 상반기 중 개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상 결과가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중작용제 개발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실제 임상에서 의미 있는 체중 감소와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미약품은 HM15275를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 전략의 핵심 축 중 하나로 삼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임상 2상은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검증하는 단계인 만큼, 최종 상용화까지는 추가적인 검증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향후 데이터 공개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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