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3.0] 러시아서 온 '푸른 눈의 선장' "한국 섬·바다 세계에 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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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3.0] 러시아서 온 '푸른 눈의 선장' "한국 섬·바다 세계에 알릴 것"

연합뉴스 2026-02-02 16:21: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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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후 한국 정착한 알리나 씨, 군산 앞바다 섬 펜션지기 거쳐 유튜버로 활동

선박 운전 등 해양 자격증만 5개…'푸른 눈의 알선장'으로 불려

마리나업 자격도 소지 "전생에 전라도 여자, 이젠 한국이 터전"

'푸른 눈의 알선장' 러시아 출신 주브코나 알리나 '푸른 눈의 알선장' 러시아 출신 주브코나 알리나

한국 유학 후 정착해 섬과 해양을 알리는 유튜버로 활동하는 러시아 출신 주브코나 알리나 씨. [주브코나 알리나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의 섬·바다·해양 도시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독특한 자연환경과 푸근한 인정을 가지고 있어서 푹 빠졌죠.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다니며 이를 세계에 알리는 일을 계속할 겁니다."

한국의 해양 경관과 문화를 알리는 유튜버로 활동하는 주브토나 알리나(41) 씨는 '푸른 눈의 알선장'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푸른 눈인 그를 줄여서 부르는 애칭이다.

알리나 씨는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학 생활부터 시작해 한국 생활 21년째로 이제는 이곳이 터전이자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추바시 공화국 출신인 그는 고교 졸업 후 연세대 노어노문어과에 입학해 대학원까지 마쳤다. 이후 통·번역가를 비롯해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며 한국에 정착한 그는 얼마 전까지 전북 군산 앞바다의 명도에서 펜션지기로도 활동했다.

학창 시절 여러 한국 근현대 대표적 소설가와 시인 등의 작품을 번역해 한국번역원의 번역문학상을 받기도 했던 그는 박경리 선생의 묘소가 있는 통영시를 방문했다가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됐다.

다닥다닥 붙은 섬들이 마치 진주 목걸이처럼 영롱하게 비쳤다는 그는 섬 하나하나가 품은 사연과 경관,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겪어보고 싶어 부지런히 남도 바닷가를 다녔다.

그러다가 명도의 펜션지기가 됐고, 이를 계기로 보트를 비롯해 25톤 선박까지 운항할 수 있는 면허증을 비롯해 요트, 해상 인명구조 등 해양과 관련된 5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펜션을 운영하며 직접 보트를 운전해 방문객을 명도와 인근 섬으로 안내하고 낚시로 잡은 생선을 같이 해 먹기도 하면서 그는 명도와 주변 섬을 알리는 홍보 대사가 됐다.

3년간의 펜션지기를 거쳐 지금은 해양 유튜버로 활동하는 그는 "산·들·바다가 어우러지고 인심 많은 전라도에 푹 빠졌다"며 "전생이 전라도 여자인 거 같다"고 활짝 웃었다.

해군 출신의 부친 밑에서 성장한 그는 다섯 자매의 막내로 언니들은 추바시 공화국에서 유명 배우·예능인·체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혼자만 이역만리 타향살이를 하는 셈이다. 알리나 씨는 "어려서부터 언니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었고 우연히 알게 된 한국인을 통해 한국에 대한 동경을 품게 돼 가족의 만류에도 한국행을 선택했다"며 "이제는 영주권자로 한국 생활이 더 깊어져 한국인인지 러시아인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소개했다.

20여년 전에는 한국에 러시아 여성이 많지 않았고, 유흥업소 등에 돈 벌러 온 여성들 정도만 있던 시절이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에 상처받기도 했다.

한국으로 건너와 2년간 독학으로 한국어를 마스터했고, 부모의 도움 없이 자립하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다 보니 남보다 졸업이 늦어지기도 했지만, 그 모든 시간을 고생이라기보다 새로운 일을 경험한다는 긍정의 마인드로 견뎌냈다.

유튜버 주브토나 알리나 유튜버 주브토나 알리나

한국 영주권자인 주브토나 알리나 씨는 연세대 노어노문학과에 입학해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주브코나 알리나 제공]

그는 "이제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온 외국인들이 많아졌고, 나 자신의 내면도 단단해져 주변의 시선에 전혀 상치 받지 않는다"며 "한국의 다문화 인식도 많이 좋아져 예전보다 살기가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의 섬과 바다를 체험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나서려고 얼마 전에는 마리나업 자격도 취득했다. 전라북도가 외국인에게 마리나업 자격을 내준 세 번째 사례다.

그는 "텃밭이 있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살면서 섬과 해양 체험을 펼치는 관광업을 본격적으로 해보는 게 꿈"이라며 "그냥 돈벌이로 하는 일이 아니라 같이 체험하고 음식을 해 먹고 어울리면서 즐겁게 교류하고 싶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한 준비로 최근에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 소재 횟집에서 주방일을 배우고 있다. 나중에 고객들에게 직접 회를 뜨고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일도 하고 싶어서다.

알리나 씨는 명도 펜션지기 시절 이장을 비롯한 섬 주민의 따듯한 환대를 잊을 수 없다며 가끔 그곳이 그립다고 했다.

그는 "김 양식장이 있는 섬이라 젊은이들은 베트남 등 외국인 노동자들이었고 70대 이상 할머니·할아버지가 주민의 대부분이었다"며 "낯선 이방인을 가족같이 받아주었고, 베트남 청년들도 '누나 누나'하며 따랐다. 또 다른 가족이었다"고 회상했다.

알리나 씨는 인터넷을 통해 러시아어 강좌도 열고 있으며 유튜브에는 모두 러시아어 자막을 달고 있다. 러시아어를 쓰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좀 더 친근하게 알리기 위해서다.

그는 아직도 지방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경계가 남아 있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면 푸근하고 따듯한 인심과 만날 수 있어서 오히려 대도시보다 한국의 시골이 더 매력적이라고 치켜세웠다

알리나 씨는 "한국의 지방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저처럼 활동하는 유튜버가 많아지면 다문화 감수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먼저 길을 개척한다는 사명감도 있지만 구독자 한분 한분과 소통하는 즐거움이 무엇보다 크다"고 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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