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훈의 게임 돋보기] 멀티플랫폼 경쟁 본격화…승부는 '초반 품질'과 '업데이트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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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의 게임 돋보기] 멀티플랫폼 경쟁 본격화…승부는 '초반 품질'과 '업데이트 속도'

아주경제 2026-02-02 16:19: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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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아크 레이더스 출처넥슨
넥슨 '아크 레이더스' [출처=넥슨]
게임업계 경쟁 구도가 모바일에서 PC, 콘솔까지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신작을 출시 단계부터 여러 플랫폼에 동시 공개하는 경우가 늘었다.
 
넥슨의 ‘아크 레이더스’가 대표적이다. 넥슨은 지난해 10월 29일 아크 레이더스를 글로벌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 ‘에픽게임즈스토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스토어’,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스토어’ 등에 동시 출시했다. 특정 플랫폼에서 반응을 확인한 뒤 확장 여부를 결정하는 기존 방식과는 다른 접근법이다.
 
동시 공개의 양면성…‘초반 흥행’ 커지고 ‘초반 리스크’도 커졌다
 
멀티플랫폼의 장점은 출시 초반 흥행을 PC·콘솔·모바일에서 한 번에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성공하면 초기 유입과 입소문 효과를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다.
 
반대로 한쪽 품질 문제가 드러나면 평판이 함께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도 있다. 출시 직후 PC·콘솔·모바일이 동시에 비교·평가되면서, 특정 플랫폼서 최적화‧크래시(갑작스러운 종료) 등 문제가 생기면 불만은 다른 플랫폼으로도 번진다. 이용자는 이를 서비스 전체의 안정성과 운영 신뢰 문제로 받아들인다.
 
이 구조는 출시 이후 운영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PC 이용자는 문제 발생 시 핫픽스(긴급 수정)와 패치가 빠르게 이어지길 기대한다. 반면 콘솔은 배포·검수 절차 때문에 같은 속도로 움직이기 어렵다. 플랫폼 간 패치 적용 시점이 벌어지면 “같은 게임을 하는데 해결 속도가 다르다”는 불만이 커지고, 이는 곧 운영 신뢰로 번진다. 멀티플랫폼을 내건 작품일수록 ‘콘텐츠 추가’보다 ‘같은 속도로 고치는 능력’이 먼저 평가 받는 이유다.
 
크래프톤 인조이 출처크래프톤
크래프톤 '인조이' [출처=크래프톤]
패치 속도를 통제하기 어려운 플랫폼이 섞이면, 출시 이후 대응 부담은 더 커진다. 이 때문에 기업이 출시 전략부터 달리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크래프톤은 ‘인조이’를 스팀 얼리액세스(정식 전 선공개 유료 버전)로 먼저 내세웠다. 기술적 안정성과 이용자 반응을 먼저 확인하려는 선택이다. 업데이트 템포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구간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깔렸다. 다만 이 방식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첫 공개 플랫폼에서 형성된 기준이 이후 기준점이 된다. 초기 단계에서 최적화나 편의성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플랫폼을 추가하는 순간 불만도 같이 번질 수 있다.
 
크로스플레이(서로 다른 기기 이용자 간 함께 플레이)가 붙으면 운영에서 정해야 할 규칙이 더 많아진다. 크로스플레이는 이용자 범위를 넓히지만, 공정성 기준을 선명하게 세우지 못하면 반응이 더 쉽게 갈린다.
 
예컨대 패드·마우스·키보드 등 입력장치 차이를 어떻게 다룰지, 매칭 풀(같이 만나는 이용자 범위)을 통합할지 분리할지, 순위 경쟁 규칙을 어떤 원칙으로 운영할지가 초반 신뢰를 좌우한다. 여기에 치트(불법 프로그램) 대응까지 겹치면 ‘운영하면서 보완하는’ 구조로는 버티기 어렵다. 크로스플레이를 전면에 내건 작품일수록, 규칙과 대응 체계를 출시 전에 확정해 둬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연결 경험’과 콘솔 기준선…멀티플랫폼은 ‘운영 설계’ 싸움
 
‘연결 경험’은 운영 난도를 키우는 또 다른 축이다. 멀티플랫폼 이용자는 기기를 옮겨가며 플레이한다. 집에서는 콘솔, 이동 중에는 모바일, 사무실에서는 PC로 접속하는 식이다. 이때 계정 연동이 번거롭거나 크로스프로그레션(플랫폼이 달라도 진행 상황 공유)이 매끄럽지 않으면, 멀티플랫폼의 장점은 즉시 불만으로 바뀐다. 반대로 진행과 보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한 플랫폼에서 형성된 이용 습관은 다른 플랫폼에서도 계속 플레이로 이어진다.
 
넷마블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출처넷마블
넷마블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출처=넷마블]  
넷마블이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위시리스트(사전 관심 등록)를 콘솔과 PC에서 동시에 내세운 것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출시 전 관심을 한꺼번에 모으는 동시에 “어느 기기에서 시작해도 경험이 끊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셈이다.
 
콘솔이 포함되는 순간 품질 기준선도 한 단계 올라간다. 콘솔 이용자는 일정 수준 조작감, 프레임(화면 부드러움), 로딩 체감을 ‘기본값’으로 기대한다. 이 기준이 충족되지 않으면 콘텐츠 장점이 먼저 평가받기 어렵다. 펄어비스가 ‘붉은 사막’을 콘솔과 PC로 함께 제시한 것도, 이런 기대치를 전제로 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펄어비스 붉은 사막 출처펄어비스
펄어비스 '붉은 사막' [출처=펄어비스]
멀티플랫폼 경쟁은 이제 ‘지원 여부’보다 ‘운영 설계’가 먼저 평가받는 구조가 됐다. 출시 직후 플랫폼별 체감을 같은 기준으로 맞추고 패치 적용 시차를 줄이는 체계가 필요하다. 크로스플레이 공정성과 치트 대응 원칙, 계정·진행 공유처럼 서비스 연결성을 좌우하는 요소도 출시 전에 정리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멀티플랫폼은 성공하면 초기 유입을 크게 키우지만 작은 결함도 동시에 확대된다”며 “콘텐츠 경쟁 이전에 품질과 운영 체계를 한 서비스 기준으로 묶어내는 역량이 성과를 가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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