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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당시 한 모녀의 생존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생애 최초로 엄마 역할에 도전한 김향기의 열연과 하명미 감독의 섬세한 연출, 입체적인 시선의 서사로 입소문과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국내 관객과의 만남은 해외 영화제 초청 상영으로 확장됐고, 그 흐름이 일본 극장 개봉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한란’은 1948년 제주, 토벌대를 피해 산과 바다를 건너야 했던 엄마 아진(김향기 분)과 여섯 살 딸 의 여정을 따라가는 영화다.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거나 재현하기보다, 그 시간을 통과해야 했던 제주 여성과 어린이의 감각과 정서에 집중하며 제주 4·3을 현재의 문제로 끌어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국내에서 장기 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는 지난해 11월 26일 국내 개봉 이후 독립·예술영화 동시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으며, 개봉 이틀 만에 관객 수 1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 극장 상영을 넘어 국회 상영과 단체 관람, 다양한 스페셜 GV(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약 3만 명의 관객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란’은 해외 영화제에서도 차례로 소개됐다. 제30회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처음 공개되며 일본 관객과 첫 만남을 가졌고, 이후 이탈리아 피렌체 한국영화제 경쟁부문, 헬싱키 시네 아시아 공식 초청으로 이어지며 3월에는 유럽 관객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해외 상영을 통해 축적된 반응은 일본 영화계의 관심으로 연결됐다. 이에 일본 미니시어터 문화와 아시아 영화 보급에 오랜 시간 힘써온 기마타 준지가 직접 일본 배급을 결정하며 극장 개봉으로 이어졌다.
기마타 준지는 ‘한란’의 일본 개봉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일본에는 오래전부터 제주에서 건너와 정착한 사람들이 살아온 지역들이 있다. 하지만 일본 사회에서 제주의 역사, 특히 제주 4·3과의 관계는 충분히 알려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한란’은 제주 4·3이라는 비극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의 시간을 다루는 영화다. 이 작품을 통해 제주 4·3 자체뿐 아니라, 제주와 일본 사이에 오랫동안 이어져 온 역사적 연결을 일본 관객들과 함께 다시 바라보고 싶었다”고 취지를 전했다.
하명미 감독은 일본 개봉을 앞둔 것에 대해 “‘한란’을 준비하며 제주 4·3의 역사가 일본에 정착한 제주 사람들의 시간과도 깊게 이어져 있다는 것을 마주하게 되었다.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에서의 첫 만남이 일본 개봉으로까지 이어진 지금의 과정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제게 특별한 인연처럼 느껴진다 이번 일본 개봉을 통해 제주 4·3의 기억이 국경을 넘어 일본뿐 아니라 더 많은 곳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남겼다.
주연 김향기는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에서의 만남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렇게 일본 개봉까지 이어질 수 있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며 “한국의 중요한 역사의 한 부분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일본의 좋은 작품들과 한국의 좋은 작품들이 잘 교류하며,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과 소망을 전했다.
한편 ‘한란’은 제주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날인 4월 3일, 도쿄·오사카·나고야에서 개봉해 일본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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