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부족, 조작 의혹…넥슨 신작 ‘메이플 키우기’가 쏘아올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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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부족, 조작 의혹…넥슨 신작 ‘메이플 키우기’가 쏘아올린 공

투데이신문 2026-02-02 15:53: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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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판교로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본사 ⓒ투데이신문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본사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게임업계 1위 넥슨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모바일 RPG ‘메이플 키우기’가 3개월 만에 확률 오류와 성능 제한 논란에 휘말리면서다. 신작의 본편 격인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논란은 단순한 운영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임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를 수면 위로 다시 끌어올렸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메이플 키우기’는 출시 직후부터 어빌리티 옵션 최대 수치 오류가 확인됐다. 이어 공격 속도 제한 논란까지 더해지며 이용자 불만이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넥슨은 강대현·김정욱 공동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전액 환불 또는 유료 결제분 200% 보상을 담은 파격적인 수습안을 내놨다. 전액 환불 결정은 업계 사상 초유의 조치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용자 반발을 키운 것은 보상 방식이었다. 환불을 신청할 경우 해당 캐릭터 이용이 제한된다는 공지가 더해지면서 논란은 더욱 격화됐다. 특히 수천만원 이상을 결제한 고액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환불과 캐릭터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구조는 부당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를 두고 “환불이 아니라 사실상 퇴출 통보”라고 반발했다.

이 같은 반발은 단순한 보상 정책 논란을 넘어 게임 출시 과정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불신 배경에는 ‘준비되지 않은 출시’에 대한 의문이 자리한다. 업계에 따르면 캐주얼 방치형 게임은 통상 1~2년의 개발 기간이 소요된다. 비교적 단순한 장르로 분류되지만 핵심 수치와 확률 설계는 장기간의 테스트와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 점에서 ‘메이플 키우기’가 출시 직후부터 확률 오류와 성능 제한 문제가 연이어 드러난 것은 사전 검증과 품질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준비 미흡으로 드러난 이번 논란은 실적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메이플 키우기’는 지난해 11월 6일 정식 출시 이후 45일 만에 글로벌 매출 1억달러(약 1400억원), 누적 다운로드 300만건을 기록하며 방치형 RPG 장르 1위에 올랐다. 넥슨은 올해 1월 “정식 출시 약 2개월 만에 전 세계 누적 이용자 300만명을 돌파했다”며 국내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를 유지 중이라고 강조했다. ‘메이플 키우기’가 ‘메이플스토리’에 이은 넥슨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한 순간이었다. 안팎의 기대가 컸던 만큼 신뢰 회복 문제는 넥슨의 미래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신뢰 회복에 실패할 경우 이용자 이탈 장기화로 이어져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서비스라는 점 역시 변수다. ‘메이플 키우기’는 한국을 포함해 북미와 아시아 다수 국가에 출시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집계 기준으로 한국(37.8%), 미국(16.9%), 대만(10.5%) 등에서 고른 매출 비중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제기된 확률·운영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해외 이용자 여론과 각국 규제 환경에 반감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넥슨의 내부 관리 구조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슈는 게임 품질 관리 등 일부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향후 유사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내부 구조적 개선과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란의 성격을 둘러싼 해석은 좀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의적 조작이냐, 소통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이냐에 대한 답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넥슨 측에선 고의적 조작이나 은폐는 없었고, 점검 과정에서 발생한 혼선으로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반복성이다. 업계에선 넥슨의 반복적인 확률·성능 논란 자체가 이용자 신뢰를 훼손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앞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홍역을 겪은 바 있다. 2024년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큐브 확률 변경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116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확률형 유료아이템(레드·블랙 큐브) 수치 변경과 관련해 약 80만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총 219억원 규모의 보상을 권고했다. 넥슨은 공정위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이고, 집단분쟁조정 결정은 받아들여 보상 지급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메이플스토리’로 이용자 불편을 초래한 전력이 있는 상황에서 신작마저도 유사한 확률·운영 논란이 재현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불과 1년 반 만에 반복된 문제라는 점에서 단순한 운영 착오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결국 ‘메이플 키우기’를 둘러싼 논란은 소비자와 게임사 간 신뢰의 문제로 귀결된다는데 이견이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검증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이용자 역시 이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 4월 첫 출시 이후 20년 넘게 넥슨 실적을 꾸준히 지탱해온 핵심 IP다. 2023년 기준 넥슨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이 발간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는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누적 등록 이용자 1억8000만명 이상을 확보했으며, 평생 누적 매출은 3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 같은 성공 바통을 ‘메이플 키우기’가 이어갈 것으로 안팎의 기대를 모았으나, 연거푸 조작 의혹에 휘말리며 이용자들의 눈총을 샀다.

넥슨도 지금이 신뢰 회복에 중요한 시기라는데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사상 초유의 전액 환불을 결정한 것도 신뢰 회복을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다. 넥슨 관계자는 “엄중한 사안인 만큼 책임감 있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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