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관세로 성과 과시...韓 압박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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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관세로 성과 과시...韓 압박 재가동

한스경제 2026-02-02 15:1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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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연합뉴스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를 앞세워 한국을 다시 압박하고 있다. 이번 관세 공세는 단순한 협상 전술이라기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성과를 입증했다고 판단한 정책 모델을 한국에 다시 적용하는 흐름에 가깝다. 관세를 ‘증명된 수단’으로 여기는 인식에서 한국의 지연된 대미투자 관련 입법과 투자 일정은 곧바로 보복 관세의 명분이자 정치적 이벤트로 재포장하며 압박하고 있다.

이에 미국에서 관세 협상을 마치고 돌아온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는 시작된 것과 다름 없다"고 밝히면서 트럼프의 ‘한국산 제품의 상호관세 25%로 인상’ 발언은 아니라 조만간 현실화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성과 ‘증명된 수단’이 된 관세...韓 입법 지연 거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자신의 보편적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를 되살리고 대규모 투자를 끌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가와 임금, 제조업 투자 지표를 열거하며 “관세가 성장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촉진한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관세 성과의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과의 새로운 무역 합의를 “관세를 지렛대로 얻어낸 역사적 합의”로 규정했고 한국 기업들의 대미 조선업 투자 구상을 1500억달러 규모의 약속으로 소개하며 자신의 업적으로 부각했다. 관세를 앞세운 강경 협상을 통해 동맹국들로부터 투자를 끌어냈다는 내러티브의 중심에 한국이 자리 잡은 셈이다.

최근 불거진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에 대한 25% 관세 위협은 이런 인식의 연장선에서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가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며 “역사적 합의를 입법으로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문제가 된 ‘대미투자특별법’은 지난해 말 체결된 한·미 관세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국내 기반 법안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에 상정된 이후 본격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여당은 조속한 처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은 재정 부담과 법적 구속력을 이유로 신중론을 펴고 있다.

여기에 관세 감축을 담은 양국 간 양해각서에 ‘법안 제출 시점부터 관세를 인하한다’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한국이 사실상 입법 이전에 관세 인하 효과를 먼저 누린 점도 워싱턴의 불만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 ‘합의 불이행’에서 ‘본때 과시’로

지연된 입법과 투자 일정은 트럼프에게 단순한 불만의 대상이 아니라 관세 공세를 재가동할 명분이 되고 있다. 그는 WSJ 기고에서 관세 덕분에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줄었고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이 낮아졌다고 주장하며 관세의 외교·안보적 효과까지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에 대한 관세 압박은 단순한 통상 분쟁을 넘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동맹도 관세로 다시 세운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정부는 장관급·실무급 채널을 총동원해 미국 측을 설득하고 있지만 트럼프가 이미 관세 인상 가능성을 정치적으로 선포한 상황에서 불확실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달 29~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두 차례 면담을 갖고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이행 의지와 관세 합의 준수 방침을 설명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절차적 불가피성을 상세히 설명하며 조속한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협의 결과는 ‘추가 논의 필요’로 정리됐다.

김 장관은 귀국길에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는 깊어졌지만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관세 인상과 관련한 미국 측 절차는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산업에 미치는 충격도 적지 않다. 자동차만 놓고 봐도 관세율이 다시 상향 조정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연간 부담이 수조원 규모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목재·의약품 등으로 대상이 확대되면 공급망 재편과 투자 재검토가 불가피해지면서 대미 투자 확대라는 합의의 본래 취지마저 흔들릴 수 있다.

정부는 입법 지연이 의도적인 지연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는 동시에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간 해석 차를 좁혀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협상용 위협이 아니라 성과를 입증했다고 믿는 정책 수단”이라며 “한국이 내부 절차를 이유로 대응 속도를 늦출수록 관세를 통한 압박이 반복되는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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