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브랜드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다이소 제품을 둘러싼 불만의 목소리가 상당합니다. 저렴한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기대에 못 미치는 품질을 지적하며 '정말 가성비가 맞느냐'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천 원 짜리에 기대한 내가 바보'라는 푸념 섞인 반응도 보입니다. '같은 제품을 더 싸게 판다'는 다이소만의 가성비 공식, 정말 그대로 믿어도 되는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항생제 없는 상처 연고]
가격은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넓혀주지만 동시에 '비교'의 필요성을 키우기도 합니다. 특히 이름과 외형이 비슷한 제품일수록 우리는 같은 제품이라고 받아들이기도 쉬운데요. 약국과 다이소에서 모두 팔고 있는 마데카솔 연고, 두 제품은 과연 같은 제품일까요?
[다이소 직원]
"혹시 이거 약국 연고랑 같은 건가요?"
"똑같은 거예요. 가격만 여기가 2천원 낮을 뿐이에요."
[약국 직원]
"다이소에 파는 거랑 똑같나요?"
"틀리죠. 항생제가 없잖아요 거기는. 상처 연고는 아니에요."
[나레이션]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양쪽에서 제품을 구매해 확인해봤습니다. 동일한 제품명 때문에 마치 같은 연고처럼 보이지만 하나는 일반의약품, 다른 하나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유효성분을 보면 '네오마이신황산염'의 유·무 차이가 눈에 띄는데요. 네오마이신황산염은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로 세균의 단백질 합성을 막아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이소 등 일반 소매점에서는 항생제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습니다. 연고의 효능 효과를 살펴보면 약국용은 세균에 의해 2차 감염된 피부질환의 초기 치료에 사용되는 반면 다이소용은 상처나 피부궤양의 보조적 치료 수준으로 제한됩니다. 다시 말해 약국용 연고는 감염 예방과 세균 억제가 중심이고 다이소용 연고는 상처보호 위주의 보조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름이 같더라도 약국용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겁니다.
[연고 제조사 관계자]
"다이소에 판매되는 마데카솔 연고는 제품명이 그냥 '마데카솔 연고'고 성분이 식물성 성분만 들어있어요. 약국에서 판매되는 연고는 정확한 제품명이 '마데카솔 케어 연고'고 식물 성분과 항생제 성분이 같이 포함돼 있습니다. 의약품(약국용) 같은 제품 같은 경우엔 염증이 이미 있거나 염증에 우려가 있는 상처에 사용하시기 적합하고요.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마데카솔 연고는 가벼운 상처나 염증의 우려가 아예 없는 상처에 사용하시기 적합합니다. 소비자분들이 보시기에는 같은 제품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같은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용량 대비 가격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의약품을 고르실 때엔 가격보다는 어떠한 용도로 최고의 효능을 낼 수 있는지 성분을 보시는 게 맞아요."
[시중 제품과 성분 딴판인 리뉴얼 전 치약]
다음은 치약입니다. 마트에서 파는 제품과 다이소에서 파는 제품의 겉모습이 거의 똑같아 한눈에 보기에는 구분이 어려운데요.
[다이소 직원]
"이 치약 마트에서 파는 거랑 같은 건가요?"
"같은 거 아닐까요?"
"네. 회사가 똑같잖아요."
[나레이션]
그램(g) 수를 제외하면 거의 똑같은 모습인데요. 그런데 제품 뒷면을 살펴보니 미묘하게 다른 제품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하나는 '핑크마일드민트향', 하나는 '핑크민트향'입니다. 유효성분 역시 차이가 있었습니다. 염화나트륨을 제외한 유효성분이 모두 달랐고 보습성분인 글리세린의 함유 여부도 달랐습니다. 다이소 치약이 기존 제품과는 다른 성분 구성으로 만들어진 겁니다.
[치약 제조사 관계자]
"원래 '핑크민트향' 치약으로 나왔다가 '핑크마일드민트향'으로 해가지고 리뉴얼이 됐는데요. 22년 중간 쯤에 바뀐 걸로 알고 있습니다. '(덴탈타입)실리카'라는 성분에서 '탄산칼슘' 처방으로 바뀌고요. 내추럴 인덱스 함량도 96.2%에서 96.9%로 조금 바뀌어가지고"
"그럼 다이소에는 아직 리뉴얼 전 제품을 팔고 있는 건가요?"
"시중에는 지금 리뉴얼 후 제품만 거의 판매가 될 겁니다. 판매처에서 원하면 기존 제품도 판매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다이소 같은)특정 채널에서만 구매가 가능하실 거고 일반적으로는 리뉴얼 후 제품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나레이션]
제조사 설명대로라면 해당 치약은 2022년 중반에 리뉴얼이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제품들은 두 제품 모두 2025년 제조로 표기돼 있었는데요. 즉, 같은 시점에 생산됐더라도 유통채널에 따라 리뉴얼 전·후 성분 구성이 각각 별도로 생산·공급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이소가 어떤 이유로 리뉴얼 전 제품을 요청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다이소 제품과 마트 제품은 연마제 구성 등 일부 성분에서 차이가 확인됐습니다.
[영양성분 약 25배나 적은 비타민]
최근 다이소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형태의 영양제 라인업을 잇따라 내놓았습니다. 몇천원대의 가격으로 영양제의 접근성을 높인 건데요. 그러나 핵심은 가격이 아닌 표기된 성분과 함량입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비타민 B 제품입니다. 뒷면 영양성분표를 보면 함량이 표시돼 있는데요. 비타민 B1은 1.2mg, B2는 1.4mg, B6는 1.5mg으로 적혀있습니다. 이번에는 30정에 1만원대에 판매하는 시중 멀티비타민과 비교해보겠습니다. 멀티비타민임에도 비타민 B1 30mg, B2 25mg, B6 40mg으로 표기돼있는데요. 항목별로 적게는 약 17배, 많게는 약 25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비타민 B 영양제라고 적혀있어도 실제로는 일반 멀티비타민보다도 비타민 B군 함유량이 훨씬 적은 제품인 겁니다. 영양성분 기준치 100%는 기준치 충족에 대한 표시일 뿐 포장에 적힌 생기·활력·에너지 생성 같은 문구를 그대로 체감 효과로 받아들이긴 어렵습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다이소와 같은 저가형 브랜드가 생활용품이나 비타민 등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유통단계를 최소화하고 대량으로 직접 조달하는 구조를 통해 대규모 광고나 브랜드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이 거의 없기 때문인데요. 건강식품의 경우에도 핵심 기능성분 위주로 구성을 하고 고가의 부원료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는 요소를 배제함으로써 가격을 낮추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될 요소는 가격 자체라기보다는 구매 목적에 좀 더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간 복용하는 건강제품에 대한 성분과 함량 그리고 안전성이 우선될 필요도 있다는 것이죠. 결국 현명한 소비는 무조건 싼 것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에 맞는 가치를 선택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효과·함량 다른 '체험판' 수준 리들샷]
한때 품절 사태까지 빚었던 '리들샷(스킨케어 화장품)'은 다이소 입점 초기부터 '본품을 소용량으로만 줄여 파는 제품'으로 알려지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전 성분 표기를 보면 핵심 성분 구성이 유사해 보이니 소비자 입장에선 같은 제품을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측 설명은 달랐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성분 목록이 비슷하지만 배합 비율과 함량은 채널별로 다르게 설계됐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재료를 써도 얼마나 어떻게 섞었느냐에 따라 제품의 성격과 체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상세 페이지 구성에서도 드러납니다. 본품 상세 페이지에서는 인체적용 시험을 통한 피부 변화 결과가 제시되고 피부 흡수량, 깊이, 속도 개선 같은 지표가 제시되는 반면 다이소 상세 페이지에는 이런 항목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화장품 제조사 관계자]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기존에 있는 리들샷 제품보다는 가성비용 제품으로 출시가 됐다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구체적인 배합 비율이 상이하기 때문에 완전히 동일한 상품이라고 안내드리긴 어렵습니다. 성분이나 함량은 조금 차이가 있으나 유사 작용 기전을 갖고 있어서 '리들샷 효과를 체험해 보시는 데는 문제없는 상품이다'라고 안내를 드리고 있어요."
[클로징]
'가성비'라는 단어는 한자 뜻 그대로 '사용하거나 투입한 금액과 비교한 성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가성비는 아닌 것입니다. 저렴한 가격만큼의 값어치도 못 한다면 과연 가성비 제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성분과 사용 목적, 실제 후기를 확인하는 꼼꼼한 확인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르데스크 주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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