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5주 차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찍었다. 상영관 수에서 불리하게 출발했는데도, 관객 입소문만으로 판세를 뒤집었다. 누적 관객 100만 돌파도 코앞이다. “이 타이밍에 1위?”라는 말이 나올 만한 흐름이다. ‘역주행’이라는 단어가 흔해졌지만, 이번에는 수치가 먼저 설명한다.
영화 '신의 악단' 스틸 / CJ CGV
2월 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영화 ‘신의악단’(감독 김형협)이 6만 5,766명을 동원해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간 1위를 지켜온 영화 ‘만약에 우리’(감독 김도영)는 6만 3,941명으로 2위로 내려앉았다. 근소한 격차지만, 개봉 5주 차에 정상 교체가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강한 신호다.
‘신의악단’은 지난해 12월 31일 개봉해 누적 93만 4,398명을 기록 중이다. 개봉 첫 주 5위로 출발했지만 입소문을 축적하며 3주 차 3위까지 올라섰고, 마침내 5주 차에 1위를 점했다. 상영관이 크게 늘지 않았던 상황에서 관객이 ‘찾아가며’ 만든 성적이라는 점이 더 인상적이다.
영화 '신의 악단' 박시후 스틸 / CJ CGV
제작진은 이번 결과를 “작품의 힘”으로 설명했다. ‘신의악단’ 측은 “‘신의악단’의 1위 등극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견된다”라며 “개봉 당시 경쟁작 대비 최대 10분의 1 수준의 적은 상영관 수로 출발했으나, 오직 ‘작품의 힘’과 ‘관객의 입소문’만으로 판세를 뒤집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객들의 자발적인 상영관 확대 요청과 N차 관람 열풍, 그리고 싱어롱 상영회 매진 행렬에 힘입어 기적 같은 스코어를 만들어냈다”라고도 전했다. ‘요청→증편→재관람’의 선순환이 실제로 돌아갔다는 의미다.
작품은 북한 보위부가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가짜 찬양단을 급조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체제 선전이라는 비극적 설정 속에서 음악과 인간성, 그리고 선택의 순간을 조명한다. 서로를 감시하고 속이는 구조 안에서도 결국 사람을 남겨두는 이야기라, 화려한 물량 공세보다 ‘정서’로 승부하는 타입에 가깝다. “투박하지만 따뜻하다”는 반응이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 '신의 악단' 정진운 스틸 / CJ CGV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박시후의 10년만 스크린 복귀다. 그는 북한 보위부 장교 박교순 역을 맡아 절제된 카리스마와 복합적인 내면을 앞세워 극의 중심을 잡는다. 정진운, 태항호, 서동원, 장지건, 최선자 등 개성 있는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앙상블도 탄탄하다. 웃음과 긴장, 감동이 한 방향으로 수렴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진짜 힘을 발휘한다”는 입소문을 만들었다.
관객 지표도 뒷받침한다. 2일 네이버 기준 ‘신의악단’ 평점은 9.09점으로 집계됐다. “전개가 빠르고 후반 감동이 크다”, “합창 장면에서 전율이 왔다”, “두 번 봤다” 등 재관람을 암시하는 반응이 이어지며 ‘역주행’의 연료가 되고 있다. N차 관람과 싱어롱 상영이 ‘이벤트’가 아니라, 영화의 본질적인 만족도에서 출발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개봉 5주차 역주행 '1위' 찍은 한국 영화 / CJ CGV
음악 영화다운 구성도 강점이다. ‘광야를 지나며’, ‘Way Maker’, ‘은혜’ 등 CCM 명곡과 ‘사랑은 늘 도망가’ 등이 장면마다 배치돼 감정선을 끌어올린다. 특히 몽골 설원을 배경으로 한 합창 장면은 ‘가짜가 진짜가 되어가는 과정’을 시청각적으로 압축하는 포인트로 소개된다. 김형협 감독이 ‘아빠는 딸’에서 보여준 휴머니즘 결도 이 작품의 톤과 맞물린다.
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신의악단’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신나게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묵직한 감동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7번방의 선물’의 김황성 작가가 설계한 ‘북한 보위부의 찬양단 결성’이라는 아이러니한 소재가 더해졌다는 점도 제작진이 내세운 포인트다.
대이변 쓰고 있는 한국 영 / CJ CGV
제작사 관계자는 “관객 여러분이 직접 만들어주신 기적 같은 1위”라며 “100만 돌파의 순간까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겠다”고 밝혔다. 93만 4,398명에서 100만까지 남은 거리는 이제 ‘시간’의 문제다. 개봉 5주 차 1위라는 이변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그리고 이 역주행이 ‘한국 영화’ 흥행의 또 다른 공식을 만들지, 극장가의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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