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오늘의 주요 이슈를 사실-맥락-관점의 세 축으로 풀어드립니다. 음악에서 ‘피처링’은 협업과 도움을 뜻하고, 저널리즘의 Feature는 단순 속보가 아닌 깊이 있는 맥락과 스토리를 다룹니다. 〈뉴스 피처링〉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담아 뉴스의 본질과 함의를 알기 쉽게 풀어내 여러분의 뉴스 생활을 입체적으로 피처링 해드리겠습니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SNS를 통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부동산 시장 안정을 국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SNS를 통한 ‘직접 소통’이라는 파격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특정 정책에 대해 거의 매일 강경한 메시지를 올리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주무부서 장관의 정책적 운신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고 대통령의 예측과 경고가 향후 맞지 않거나 공염불이 될 때 정책 실패의 책임을 고스란히 뒤집어쓸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위험한 행보로도 읽힙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책 수립과 대책에 관한 한 지금까지 좌고우면 하며 관망하는 리더십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참모들의 조심스러운 행보에 답답함을 드러내며 연일 속도전과 정책 추진 자신감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번 부동산 문제도 정권 초 몇 번의 정책 대안이 나왔음에도 집값이 폭등하고 요동치자 일각에서는 “평소 자신감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만큼은 침묵하고 있다. 몸을 사리는 게 아니냐.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문제에 손을 놓은 것 같다”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들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과거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불법 계속 설치물 설치 성공 사례를 예로 들며 “집값 잡는 게 계곡 정비보다 쉽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그렇게 쉬우면 벌써 집값이 잡혔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책이 없다며 손을 놓더니 갑자기 묘수라도 찾은 것이냐”며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어처구니없다”고 직격했습니다.
야당에서는 이 대통령의 최근 강경 발언에 대한 숨은 정치적 의도를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우선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실책’에 대한 책임을 다주택자와 언론의 저항으로 돌리려는 ‘프레임 전환’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기보다 외부의 개혁 저항 세력을 설정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형적인 정치적 접근이라는 주장입니다.
사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장관과 참모들에게 부동산 정책을 일임하고 자신은 여야의 책임공방 최전선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것이 최선입니다. 또한 현재 산적한 개혁 아젠다 중에서 부동산 문제가 가장 시급한 것도 아닙니다.
한국의 부동산 폭등과 ‘투기’ 문제는 단순한 경제 논리로만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적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서민들도 ‘부동산’에 대해 무리하게 빚을 내서라도 내 집 마련과 ‘집값상승’의 기대감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부동산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생존 본능’이자 ‘부의 상승’이라는 사회 심리적 토대 위에 놓여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이 주거를 넘어 한국 사회의 기형적인 자산 축적 구조가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입니다. 지금까지 집값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가 반복될수록 시장은 오히려 그 반대의 길을 가곤 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정책 수행 능력과 현장 장악력 등을 볼 때 이번에야말로 국정최고 책임자의 빈말이나 엄포가 아닐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도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사실 여당에서는 ‘이 대통령의 행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도 있지만 걱정과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격적인 부동산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시장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후폭풍이 그대로 선거결과로 직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다주택 소유자 규제 시한을 앞두고 직접 메시지 정치에 나선 이번 행보는 단순한 정책 추진 의지를 넘어 여론, 관료, 언론을 동시에 겨냥한 ‘이재명식 직접 정치’의 일환으로 읽힙니다.
먼저 이번 SNS 정책 공세는 부동산 이슈 그 자체보다 ‘정치적 사전 정비 작업’의 성격이 짙습니다. 오는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앞두고 시장과 여론에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신호를 확고하게 보내려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과거 정부들이 반복해온 정책 번복의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한 여론 선점전이라는 것입니다.
여권에서는 연일 계속되는 이 대통령의 부동산 강경 드라이브에 대해 “대통령의 SNS는 대 국민용이면서 동시에 관료 사회를 향한 경고 메시지”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정책 집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관료들의 소극적 태도나 참모들의 속도 조절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공개적 압박이자 내부단속용이라는 것입니다.
실제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금융당국 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속도조절과 퇴로를 봉쇄함으로써 정책 실패의 책임을 실무선에 명확히 귀속시키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정책이 지연되거나 흔들릴 경우 ‘정치적 결단은 이미 끝났으니 후퇴하지 말고 끝까지 밀어붙이라’는 돌격 신호인 셈입니다.
이번 SNS 여론전의 또 다른 축은 정치적 전선의 재구축입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정책 논쟁의 영역에 두기보다 ‘국민 대 투기’라는 도덕적 구도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망국적 부동산’ ‘투기 편을 드는 행태’와 같은 표현은 다주택자와 투기 옹호 담론을 하나의 개혁 저항 세력으로 묶는 효과를 낳습니다.
여기에 일부 언론 보도를 향해서도 “정론직필이 언론의 사명”이라며 ‘억까’를 자제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책 비판을 넘어 대통령의 부동산 문제 접근에 대해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언론에게도 경고를 하는 동시에 부동산 문제 성공-실패의 이분법적 담론의 프레임 자체를 전환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집값을 단순히 ‘숫자의 하락’으로 증명하려는 경제적 접근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주거 정의’를 세우는 근본적인 국가 개조 사업으로 이번 부동산 전쟁의 성격을 재 정의하겠다는 의지도 읽힙니다. 부동산의 경제 프레임을 사회정의 프레임으로 치환하려는 이 대통령의 전략이 성공할지 관심을 모읍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최근 “부동산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된 자원 배분의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거나 “생산적 영역인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가게 해야 한다”는 발언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단순한 수급 조절이 아닌 국가 경제의 체질 개선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망국병’이라고까지 불리는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의식과 해결 의지에 대해 국민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는 투지보다 집은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 대통령이 이끄는 부동산 전쟁의 마지막 전리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