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했는데 우리는 나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내가 언제 태어났고 어떤 가족 관계이고 외모가 어떻다고 설명하기는 어렵지 않은데 흥미가 생기는 것에 대한 이유가 무엇이고, 어떤 경우에 편안해지고, 낯선 골목에 들어서면 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나에 대해 평가의 말, 비난의 말을 하는 것은 오히려 쉬울지도 모릅니다.
공감대화를 삶에 적용하는 경험에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 기회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말을 잠깐 멈추고, 생각한 후 공감대화를 말하세요. 그 멈춤의 순간 나로 접속합니다.
추위에 몸을 웅크리며 퇴근했습니다. 따스한 집에 들어오니 몸이 이완됩니다. 잠시 누웠는데 배우자가 불편한 말투로,
“밥 먹자고!”
그 말을 듣자마자,
“나 힘든 거 안 보여?”
퉁명스러운 반응이 자동으로 나옵니다.
상대의 말을 듣고 자동으로 공감대화가 나온다면 얼마나 편안하고 안정된 삶이 만들어질까요! 그 단계로 가기 위해서 훈련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훈련이 바로 멈춤입니다. 멈추고 나를 알아야 합니다.
“밥 먹자고!”
“···”
멈추세요. 그리고 가만히 생각하세요, 지금 내 느낌을! 찾은 후 말하세요.
“나 지금 온몸이 풀어지고 있어···”
그리고 생각하세요,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찾은 후 말하세요.
“조금만 더 누워있고 싶어···”
이때 나를 들여다보는 힘이 생기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힘들구나, 밥 먹을 시간이지만 나는 조금 더 누워있고 싶구나, 배우자가 기다려주기를 바라는구나. 배우자가 나의 상태를 이해하고 수용해주길 바라는구나. 나는 오늘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싶지 않구나. 배우자가 혼자 준비하고 나를 불러주길 바라는구나.
그러면 치우는 것은 내가? 치우는 것도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오네. 오늘은 치우는 것까지 배우자가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구나. 그러면 미안하지···. 나는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싶은 상태구나. 추위에 몸이 많이 피곤하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고 싶은데 그 말하기 미안한 마음이 있네···. 등 세밀한 나를 인식할 기회가 생깁니다.
“그런데 나 지금 너무 힘들어서 저녁 먹지 않고 자고 싶어.”
이 말을 들으면 상대가 수용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나의 상태를 알고 표현하는 것이 소통에 도움이 됩니다. 비난과 판단의 말을 멈출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나 힘든 거 안 보여?”는 상대를 비난하는 말입니다. 듣는 사람을 자극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서로 마음 불편해질 일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결국 불편해져 버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자녀가 저녁 먹으러 오면서 휴대폰을 들고 옵니다. 의자에 앉았지만 여전히 게임 중!
“뭐하냐?” 뭐하는지 몰라서 묻는 것일까요?
“밥 먹으러 오는데 휴대폰은 왜 들고 오니?” 이유를 몰라서 묻는 것일까요?
“너는 맨날 폰을 끼고 살더라.” 과장한 말이죠?
“게임 그만해라!” 이 명령이 들어갈 수 있는 상태일까요?
자녀에게 말하기 전에 멈추세요. 그리고 가만히 생각하세요, 지금 내 느낌을! 찾은 후 말하세요.
“나는 밥 먹으러 와서도 게임하는 것을 보면 짜증나!”
그리고 생각하세요,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찾은 후 말하세요.
“폰은 방에 놓고 밥 먹으러 오면 어때?”
이 공감대화를 하면서 나를 들여다보는 힘이 생기는 것입니다. 저녁 먹으러 와서도 계속 게임하는 것을 보니 짜증이 올라온다. 내가 지금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밥 먹을 때만이라도 휴대폰을 놓고 편하게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를 바라는구나. 휴대폰 보는 시간, 게임 하는 시간, 공부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자력이 있기를 바라기도 하지.
자력 있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밥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와서 먹기를 바라기도 하고. 저녁 식탁에서 눈을 맞추며 서로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나누며 가족의 유대를 튼튼히 하고 싶지. 요즘 세대의 휴대폰 폐해를 이해하고 싶기도 하구나··· 등 세밀한 나를 인식할 기회가 생깁니다.
“엄마 눈을 좀 봐줄래? 대화하는 저녁식사, 어때?”
“쪼끔만요, 곧 끝나요.”
“곧이라면 기다릴 수 있지.”
“그런데 끝나고 엄마 눈을 꼭 봐야 해요?”
“응! 꼭 봐야해! 눈을 맞추며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 나눠볼까?”
“헐, 게임을 계속하는 것이 더 낫겠어요. 헤헤···”
“어이없군··· 그럼 눈은 안 맞추고 이야기만 나눌까?”
“이야기 할 게 없는데···”
“하여튼 빨리 끝낼래?”
“알겠어요, 헤헤”
이 대화 후 나의 느낌을 찾고, 내가 원하는 것을 찾으세요. 찾은 후 말하세요.
“엄마는 걱정되네. 네가 자력이 튼튼하게 자라도록 돕고 싶어!”
여성경제신문 고현희 사단법인 사람사이로 이사장 anyangkhh@hanmail.net
고현희 (사)사람사이로 이사장
사단법인 사람사이로 이사장으로서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공감대화와 인권을 널리 알리고 있다. 긍정적인 사회 변화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바꾸는데 말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저서(공저) <이렇게 말하면 통하는 공감대화(기초)> 및 <이렇게 말하면 통하는 공감대화(심화)> 를 출간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심어진 공감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황홀한 경험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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